나보코프 문학 강의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체를 관통하는 나보코프의 문학 이론, 문학과 작가에 대한 정의가 있어서 좋았다. 작품을 바라보는 하나의 잣대가 될수 있었다. 나보코프는 작가를 이야기꾼, 교사, 마술사(예술가)로 나눈다. 그리고 최고는 예술가로서의 역할에 두었다. 작품을 분석할때 사회적, 정치적 영향과 의미해석보다는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구조, 형식, 문체 등을 통해 그 예술 작품으로서의 완결성을 더욱 중요하게 보고자 하였다. 그래서 사실주의니 자연주의니 하는 문학사조는 그닥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또한 프로이트 전문가들이 흔히 하는 정신분석학적 해석을 경계했다. 작품을 작가가 만든 허구로서가 아니라 다른 잣대로 봄으로서 그 자체의 예술성을 간과하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프로이트 주의자들의 해석이 넘 지나치기도 했다)

이렇게 문학작품이 친숙하게, 쉽게 이해되다니 책을 읽으며 내내 즐거웠다. 심지어 율리시즈마저! 다시 율리시즈를 읽어볼수 있는 여유와 자신감이 생긴듯 하다.
특히 강의 현장에서 나보코프의 육성을 듣는 듯 편안히 읽을 수 있었고 이해할수 있었다. 번역이 자연스러운듯 하다.
몇몇 재치있는 문장(사실은 입담이겠지만)에서는 깔깔거리기도 했다. 그 중 하나가 아래 밑줄긋기이다. 카프카 변신에 대한 강의 부분이다. 나보코프는 그레고르가 딱정벌레가 된 것은 예술가로서 이 세상을 낯설게 보는 자, 소외자의 존재를 상징한다고 보았다. 그는 예술가로서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칠 딱정벌레의 날개가 있는 줄 끝까지 몰랐다. 그리고 우리 중에도 자신의 그런 숨은 재능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내 오래된 닉이 ‘날개’이다. 그 비유대로 하면 나도 아직 내 날개를 발견하지 못한 셈이다. 얼른 발견해서 날아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