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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ㅣ 비룡소 클래식 38
빅토르 위고 지음, 귀스타브 브리옹 그림, 염명순 옮김 / 비룡소 / 2015년 3월
평점 :
몇 년 전 '레 미제라블'이라는 뮤지컬 영화로 개봉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은 작품이며, 현재 뮤지컬 공연이 진행되고 있는 작품이다. 아이들을 위한 세계명작 등으로 '장발장'이라는 제목으로 접한 경우가 가장 많을 것이다. 빵을 훔친 것으로 감옥에 가게 된 장발장이 복역 후 딸을 키우며 살아가는 이야기로 요약하기에는 그 이야기가 왜 고전이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원작과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책과 영화, 뮤지컬이라는 각기 다른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내용은 각 매체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니 그 차이를 중심으로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이번에는 과연 원작이 어떤 내용일지, 왜 동서고금의 사람들이 깨달음과 감동을 얻는 책일지만 살펴보아도 충분할 것이다.
책을 읽는 중에는 그 두께에 담겨있는 인물에 대한 섬세한 관심과, 역사, 종교에 대한 지식들을 지루하지 않게 제공해주는 빅토르 위고의 구성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레미제라블은 팡틴, 코제트, 마리우스, 장발장을 챕터의 주제로 해서 플뤼메 길의 서정시와 생드니 길의 서사시까지 5부로 구성되어있다. 각 부에는 인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자라온 환경등이 드러나 있어서 그 인물이 왜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인 레미제라블(불쌍한 사람들)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저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이해가 되며 안타까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은 작가와 옮긴이의 능력 덕에, 산문임에도 운율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아 소리내어 읽는 재미도 있다. 책에 대한 긴 기록을 남기기는 부담스러울 때 감명깊은 구절만 적는 것도 좋다고 했던가. 그 구절을 소리내어 읽는 것은 더 마음에 와닿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도 이 책의 감동을 더한다. 장발장의 사위인 마리우스는 장발장에 대한 간단한 조사로 '마들렌의 돈을 훔쳤으며, 자베르를 죽였다'라는 오해를 하고 있었다. 그러한 오해를 풀어준 것이 장발장의 '죄'를 밝히러 온 테나르디에라는 점이 흥미진진했고, 테나르디에가 '죄'라고 밝힌 사실은 마리우스의 생명의 은인이 장발장임을 밝히는 극적인 전개로 이끈다는 점에서 정말 감탄했다.
"그 청년이 바로 나요! 여기 그 옷이 있소!" 마리우스가 부르짖으며 온통 피로 얼룩지고 해진 검은 예복을 바닥에 던졌다. 그러고는 테나르디에 손에서 옷조각을 잡아채 예복 위에 쭈그리고 앉아 찢겨 나간 부분에 맞춰 보았다. 찢어진 곳은 딱 들어맞아 예복은 완전한 모양을 갖추었다.(p532)
이 부분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