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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전세계에 많은 팬을 거느린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그가 펴낸 신작은
사랑과 연애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를 맨부커상 수상자로 만들어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기억과 윤리에 관한 이야기
<시대의 소음>은 인간의 용기와 비겁함에 관한 이야기
<사랑이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는 상실과 영원함의 이야기인데
이 모든 작품은 사랑과 연애를 지나가듯 다루며 엄청난 깊이를 보여줬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번 작품에서 본격적으로 정말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니 전세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게 되었다.
스무 살 넘게 차이나는 연상의 여인과 사랑에 빠진 열아홉살, 소년과 어른 사이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
사랑의 시작과 끝에 대해 회고가 아닌 진행형으로 쓴 이야기.
연애에 관한 책이 보라색이라니...
왠지 미묘함을 주며 시작하는 이 책은
목차도 하나, 둘, 셋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1인칭, 둘은 2인칭, 셋은 3인칭 시점으로 사랑을 바라보며 서술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사이의 시간의 흐름도 느껴지는데,
하나는 열아홉 스무살의 나이로 열렬히 사랑하던 시간
둘은 내가 사랑하는 수전이 남편과 자식으로부타 벗어나 나와 함께 살며 현실적인 문제를 맞닥뜨리게 된 시간
셋은 내가 아주 나이를 먹고 수전은 일흔살 쯤 되었을 때의 시간들을 다룬다.
실제 줄리언 반스가 일흔살 정도라고 하니
더욱 몰입이 되며,
어린시절의 이야기도, 나이 든 후의 이야기도 깊이 있게 다가온다.
사실 사랑과 연애에 대해 깊은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닌데,
이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감정이입하게 되었다.
처음엔 외국어로 하는 십자말풀이와 언어유희, 자주 나오는 -표시로 집중이 안되고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철없어보이는데 자신이 어른이라고 확신하는 주인공에는 더더욱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랑에 대한 생각을 들어볼 수록, 사랑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볼 수록 케이시 폴이 점점 나에게 다가오는 듯 했다.
그게 바로 줄리언 반스의 능력인가보다.
이 책에 대한 찬사,인상깊었던 구절은 많지만
사랑을 더 하고 더 괴로워하겠는가,
아니면 사랑을 덜 하고 덜 괴로워하겠는가?
그게 단 하나의 진짜 질문이다.
라고 나는, 결국, 생각한다.
이 말이 정말 이 책을 가장 잘 요약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