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여행자
정여울 지음 / 해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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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하면 떠오르는 작가 정여울의 신간

<내성적인 여행자>

작가가 지금까지 유럽여행을 하며 여기저기에서 느낀 바를 여행지마다 짧은 글로 표현하여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읽으며 피곤한 현실을 떠나볼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여름에는 휴가를 못 간 터라 이렇게 여행 에세이를 읽으며 대리만족 중인데,

마침 정여울 작가의 신간이 나와서 열심히 읽으며 마음속으로는 휴가를 30번도 넘게 갔다왔다.

1장부터 시작해서 여러 도시들에 대한 이야기는 짧은 데도 문장 하나하나가 다들 너무 좋아서 금방 몰입이 되는 것도 30번이 넘는 상상 속 휴가에 도움이 되었다.





맨발로 여행하게 하는 독일의 뉘른베르크

헤르만 헤세의 도시인 독일의 뷔르츠 부르크와

사라진 나라인 동독을 떠올리게 하는 베를린

머물지 말라는 독일의 바이마르

먼 곳을 향한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독일의 뮌헨

베토벤이 지상의 절망에서 천상의 희망을 이끌어내게 한 독일의 본

그리고 오스트리아 빈

축제와 만나게 해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위스키가 있는 영국의 에든버러,

자오선이 있는 그리니치

심장을 뛰게 하는 던디

선택하게 하는 도시 맨체스터

유령들의 속삭임이 들리는 요크

취하면 괴물을 볼 수 있을까? 영국의 인버네스

<제인에어>와 <폭풍의 언덕>이 태어난 영국의 하워스

제인오스틴의 기념관이 있지만 흔적을 느낄 수는 없었던 바스

달리, 매킨토시, 자하 하디드의 도시 글래스고

건물이나 작품이 아닌 사람이 보인다는 런던

셰익스피어가 태어나고 사랑받고 기억되는 런던과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

그리고 이탈리아의 베로나

이세상을 치유하는 깊고 오랜 힘, 이탈리아의 아시시

딱 한도시만 골라서 가야한다면 갈 이탈리아의 피렌체

걱정을 날려버릴 수 있는 스위스의 루가노

여행이 천연 항우울제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아일랜드의 더블린

파르테논 신전의 실물을 꼭 보고싶게 만든 그리스의 아테네

매혹적인 여름밤이 있는 프랑스의 마르세유

출판역사에 큰 획을 그은 것을 비유한 구텐베르크 은하계가 시작된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

모네의 빛의 심장을 찾을 수 있는 프랑스의 파리, 투르빌, 지베르니

세상 밖으로 자꾸 불러내는 파리

미니멀리즘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 표본인 핀란드의 헬싱키

뭉크와 피오르드, 고요한 내면으로 여행할 수 있는 노르웨이의 오슬로

햄릿의 성의 모델이 된 덴마크의 헬싱외르

고흐의 화폭을 품어안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맛있는 음식과 관련된 벨기에의 브뤼셀

돈키호테의 흔적이 있는 스페인의 콘수에그라

아름답지만 쓰라린, 의미있는 질문을 던지는 포르투갈의 리스본 까지.


여기에 나오는 35개의 도시 중 가본 곳도 몇 군데 있고

가본 곳은 되도록이면 한참 지나고 나서 가는게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모든 곳을 다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5장과 6장의 문학과 예술의 도시 내용을 읽을 때에는

내가 그렇게 빠르게 스쳐지나간 곳에 

멋진 삶을 살고 간 사람들의 영혼이 곳곳에 스며들어있다는 생각을 하니

급하게 일정잡고 빽빽한 계획대로 여행을 진행했던 과거가 아쉽게 느껴졌다.

다시 가서 한 달 살기처럼 차분하게,

동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그 도시에 대해 알아가는 게 멋진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성적이고 겁이 많고 낯을 가려서 그건 못 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책이름을 <내성적인 여행자>라고 붙일 정도의 사람이 해낸 걸 보면

나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건데 지레 겁먹고 도전하지 않은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책의 뒤표지처럼

여행은 나를 끊임없이 밖으로 불러내는 주문같은 것인데

내 안의 나도 밖으로 잘 꺼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내년 여름 휴가는 한 도시에 오래 머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본문에서처럼 예술을 몰랐던 내가 예술을 좋아하게 되고 그곳에 있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아다니며 편안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꼭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아니더라도

자연 속에서? 길거리에서?




일단 한국에서 먼저 그런 마음가짐을 갖는게 좋겠지?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이라는 말과 같이

모든 것을 신기하게 보고

감사해하며 살고싶다.

사진이 그 역할을 어느정도 해주는 것 같다.

일단 사진을 열심히 찍으러 다녀봐야겠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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