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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짝퉁 라이프 - 2008 제32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고예나 지음 / 민음사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나는 R 이 진짜 명품을 좋아하든, 가짜 명품을 좋아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R은 자신의 것이 가짜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솔직할 수 있다. 자기 자신에게 정직해지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나만 아는 사실을 은폐하지 않고 떳떳하게 밝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내 친구들은 하나같이 솔직하다. 가끔 그 솔직함은 듣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아 기분을 상하게 하기도 한다. 진신할 말은 듣기 거북하고 듣기 좋은 말은 진실하지 않다는 말이 있다. 나는 듣기 싫은 말을 쓰게 삼킨다. 그들 역시 나의 말을 독주처럼 받아 마신다.
겉표지나 제목에서 심플함이나, 톡톡튀는 젊음이 느껴져서 고등학교1학년 딸아이에게 선뜻 읽어보라고 권했다.
난, 읽어야 할 책이 남아 있었으므로.....
며칠후 책장이 잘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초롱아~ 재미있어?" 했더니,
"엄마, 너무 야해.....난 처음에 꿈이 뭔가 했어....몇페이지 더 읽고 나서야 클럽인줄 알았지...그리고 엔조이하는것도 나오고...아무튼 좀 그래?" 한다. 난 아차 싶었다. 내가 먼저 읽어봤어야 하는데....그러나 곧 요즘 고등학생들이 그 정도갖고 뭘~ 하며 그냥 마음을 내려놓는다.
대신 나도 빨리 읽어보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잡아줘야 겠다 싶었다.
'마이 짝퉁 라이프' 는 술술 잘 넘어간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밥먹고, 일하고 점심먹고, 또 일하고, 저녁먹고, 자고.....하는 일상처럼 그렇게 술술 풀어나간듯한 작가의 이력이 궁금해서 살짝 프로필을 엿봤다.
아직 문체나 구성이 탄탄하지는 않지만, 요즘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맛게 써진 글이 젊은이들에게는 쉽게 어필이 될것 같았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과 나 자신도 진실을 말하기보다는 상대방이 듣기 좋은 말을 선택해서 말하고 듣기 싫은 말은 정말 아주 쓰게 삼킨다. 그렇게 짝퉁인생을 살아가고 있는게 우리 인생이지 싶다.
자기가 하고 싶은말 다 하고 사는 사람들은 속이야 시원하겠지만, 외롭지 않을까?
주인공, 진이가 K와의 문자를 주고받으며
'나에게는 매일같이 오는 문자가 소중했어. 내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직 보지 않은 문자 한통을 보면 온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라고 말하는 마음을 이해할수 있을것 같다.
적어도 K 가 가까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진이 마음이 더 편하지 않았을까?
요즘 20대의 사랑을 마흔이 훌쩍 넘은 내가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도 어쩌면 B나,R처럼, 또는 진이처럼 그런 사랑을 꿈꿨지만,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행동으로 옮겨보지 못한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