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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수목원
한요 지음 / 필무렵 / 2021년 8월
평점 :
언젠가부터 나무와 숲이 주는 힐링의 에너지를 강력히
원하는 순간을 자주 느낀다.
아무래도 요즘 코로나시국으로 인한 외출자제, 자유에 대한 억압때문인거 같다.
아이와 함께 숲속에 있는 미술관에 간적이 있는데, 네식구 모두 마스크를 한 상태였는데, 목이 마르다는 아이에게 물통을 꺼내 물을 따라주고나니
아이가 하는말이 “엄마, 마스크 잠깐만 벗어봐. 숲냄새 진짜 좋다”하는 것이다.
잠깐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 마스크를 벗으니
숲속 향기가 얼마나 싱그럽게 다가오던지.
아이와 함께 습하~ 습하~ 하며 숲향기를 맡았던 때가 생각이 난다.
그처럼 나무와 숲이 주는 힐링의 에너지는 이제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책을 통해 반감되어서나마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이미 내 몸속 피부와 혈액과 신경안에 어릴적 뛰어 놀던 나무와 땅에 대한 경험의 메모리가 들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읽는 책과 보는 책을 적절히 섞어서 즐긴다.
아이들을 재우고 정신이 집중되는 새벽녘에는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글들을 읽는데 즐거움을 느끼고,
가끔 피로감을 느낄때면 냉장고속 초콜릿을 하나씩 꺼내먹듯, 나무와 자연에 관련된 책을 읽는데, 대부분 그림이나 사진이 함께 있어 보는 즐거움도 함께 느낀다.
이번에 만난 “어떤 날, 수목원”은 후자에 해당한다.
작가가 수목원으로 산책을 나가며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그리고, 나무와 풍경을 그리고, 생각들을 그리고, 그것들을 기록한 일상들이 모여
한권의 작품집이 완성이 되었다.
작가가 그린 일러스트들은 색연필로 그린 듯한 터치가 매우 인상적인데, 책속에서 볼 수 있는 부드러운 질감, 과하지 않은 명암의 자연스러움이 바로 내가 연필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다채로운 그 색상의 향연이라니.
한가지 색만으로 나타낼때의 매력은 또 어떻고.
이런 그림들 앞에서 속수무책인 사람들 많이 있을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느 한장 펼쳐서 책꽂이에 세워두고 거실한켠에 액자처럼 전시해두고 싶다.
작가가 그린 나무들이 다 제각각 다른 모습인데, 그 특징들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작가의 생각들을 하나하나 읊조리면서
그림감상하는 즐거운 사치를 누려보리라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다.
<서평단활동으로 책을 무상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