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슨 일 있으면 톡하지 말고 편지해 - 평범한 여자의 두메산골 살림 일기
야마토 게이코 지음, 홍성민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4월
평점 :
정말 산에 가고싶다.
어려서 산에 가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산속에 있는 절이 좋아 절이 있는 곳까지 오른게 대부분이었다.
언젠가 다니던 병원을 그만두고 드디어 쉬는 날이 왔을때
홀로 차를 끌고 계룡산 동학사 주차장까지 간 후, 그곳에서 계룡산 정상중 한 곳으로 무작정 오른날이 있었다.
자주가서 천원을 시주하고 항상 가슴속에 담고 있는 소원을 부처님께 기도하는 동학사를 그냥 지나쳐
무작정, 정상으로 올랐는데, 지금은 그 봉우리 이름도 모르지만
올라가며 땀을 많이 흘린게 기억이 난다.
함께 오르는 모르는 등산객들의 무언의 응원을 받으며, 정상에 오르고 물한병 비우고 내려왔었는데,
그 날 기억으로는 무한한 청량함과 커다란 보람을 느꼈었다.
산은 그렇게 오르는 가 싶다.
나처럼 산을 로망으로만 느끼는 사람은 큰 코 다칠 수 있다고 얘기해주는 책이 있다.
바로, "무슨 일 있으면 톡하지 말고 편지해".
12년동안 산에서 생활한 자연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산장직원인 작가의 이야기이다.
작가의 시원시원한 그림이 책의 앞쪽에 나와있는데, 색감들이 멋있다.
중간중간에 산장소개나 산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일러스트로 한두장씩 곁들였는데
이 그림들이 이해가 쉽고 재미있다.
그녀가 일하는 야쿠시자와 산장은 구로베 강 쪽에 있는 산장이다. 책의 첫장에 나와있는 구로베원류지도를 보면
도야마현과 북알프스 위쪽으로 나와있는 바다를 동해라고 표기해두었는데,
이런 깨알 올바른 표기.당연한데 좋다.
험하기로 유명한 산중의 산장이 여러개지만 그녀가 있는 곳은 강가와 접해있단다.
습한 공기가 가득한 6월, 바퀴벌레가 그녀의 방에 나타날때면 그녀가 산에 들어갈 계절이라고 한다.
1평남짓한 그녀의 산장속 방에서 인터넷도 없이 그녀가 12년동안 산장일을 해온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매번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각양각색 사건들을 접하고, 예상못한 성격들을 마주해야하는 그녀의 일에는 세상이 싫어, 관계가 싫어 산으로 떠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오히려 소통에 민감한게 많단다.
뿐 아니라, 거친 자연을 피해 찾아오는 야생동물들과도 함께 어우러 지내야한다니,
그녀의 일도 쉽지많은 않을거 같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녀 뿐 아니라 산장을 함께 보살피는 산장지기들의 이야기를 통해.
산사람들의 산에 대한 무한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산을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들.
책을 읽으면 자꾸 산에 가고 싶다.
산장에서 하룻밤 지내보고 싶다.
책을 읽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일상에 대리만족을 하다 결국 나가고 싶은 욕구만 더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