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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으로 만들어갑니다 - 차곡차곡 쌓인 7년의 기록
김수경 지음 / 지콜론북 / 2022년 5월
평점 :
3년을 기다린 신축 아파트로 이사를 한지 6개월이 되었다.
요즘들어 집을 어떻게 가꾸고 살아갈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일상생활이 깔끔하고 두고 쓰는 물건들이 적거나 단촐하지 않아서 항상 책상위, 옷장속, 방안 모두 물건들을 모아두고, 뭉쳐놓고, 얽히고 섥히게 해두는 맥시멀라이프인 나인지라,
결혼 후 신혼살림만 보고서도 친구가 “너네 집은 물건이 너무 많아”라고 지적을 해주기도 했었다.
미니멀라이프를 너무나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게 잘 안되는 것을, 어쩐담.
내 나름대로 물건의 범람을 막기위해 되도록이면 쟁여두기를 줄이고, 과감성을 따르기로 마음을 먹고 살림을 줄이고 줄이기를 반복하다가 나만의 스타일을 하나둘 찾아가는 중이다.
나는 미니멀은 죽어도 못하겠지만 매 순간 순간 정리는 하고 살기로 작정했고, 아이들에게 집안일 심부름후 보상이라는 달달한 숙제를 내는 방법도 알아냈다.
이제 이사를 앞두고 있는 친정엄마에게까지도 조언을 드릴 정도가 되었으니,
조금씩 깔끔한 모습을 보여드리면 엄마도 알아서 묵은 살림들을 정리하시겠지 생각하고 있다.
지금 내 마음과 딱 맞게 이번 책을 읽게 된 것같아 반갑다.
이 많은 집 중에 내 집은 없을까 라는 생각이 들 즈음 운명처럼 찾게 된 작은 아파트에서의 7년간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작가는 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자라는 동안, 남편의 직장에서의 변화(재택근무)동안 집안 살림을 어떻게 꾸려가는지 세세하게 마음이 닿는대로 일기를 쓰듯 책을 썼다.
낡은 가구지만 손길이
닿은 좋은 가구를 어떻게 되물림하는지,
그 가구에 담긴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지 독자에게 이야기해준다.
쓸모에 대한 고민
“서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여러개라면 유예의 시간을 두고 사용해보면서 손이 가장 많이 가는 편을 남기고 나머지를 비웠다. 자연스럽게 잘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것이 걸러지고 좋아하는 살림이 굳어졌다.”
(76쪽)
나도 많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어쩌면 물건에 대한 이야기 뿐이 아닌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해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무척 담담한 이야기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아내라면, 삼사십대 여성이라면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이어서
좋았고, 살림고수에다 센스가 멋진 노하우들이 많아서 관심를 갖고 보았다.
다만 뒤편에 있는 사진들이 더 많이 실려서 각각의 이야기에 맞게 배치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살림이야기를 더 많이 보고 눈요기도 하고 싶은데 사진이 더 많이 실려서 책이 더 두꺼워지고 볼거리도 함께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글자의 색깔이 연한 갈색이어서 눈이 침침해지기 시작한 사십대 아줌마는 책읽기가 힘들었다.
십오년전에 한 라식수술때문에 안그래도 밤눈이 어두운데 글자가 검정색이 아닌 옅은 갈색이라니,
밤에 주로 책을 읽는 나는 조금 힘들었다.
하지만 같이 육아하고 결혼해 살림하는
내 친구들에게 같이 읽어보자고 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서 읽어봐야겠다.
<서평단활동으로 책을 무상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