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기쁨 기쁨 시리즈 1
김용만 지음 / 달로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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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누구도 혼자 가질 수 없는 소중함을 알려주는 시집***

긍정심리학 기법 중 하루에 3가지씩 긍정적인 순간, 감사한 일을 기록하는 요법이 있습니다. 숨 가쁜 일상에서 인식하지 못한 채 스쳐 지나가지만, 즐거운 순간은 곳곳에 놓여 있고 이를 의도적으로 알아차리는 건 웰빙 지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칩니다. <흘러가는 기쁨>은 30년간 용접공으로 일하다 전북 완주 시골로 귀농한 김용만 시인이 변화하는 사계절을 마주하며 순간의 기쁨(햇살, 봄꽃, 새, 곤충, 별 등)을 만끽한 기록입니다. 제행무상이라는 말대로 모든 것은 흘러가고 변화합니다. 이 사실만 알고 있다면 그 어떤 겨울도 지나갈 것임을 알고 봄을 기다릴 수 있는데,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봄은 분명히 찾아오기에 저자는 언제나 우리의 곁에 있는 것임을 잊지 않기를 당부합니다. 


***인상깊은 구절***

눈이 왔다. 하루가 지나도 사람 발자국 하나 없다. 길 따라 떠나버린 것들이 너무 많다. 사람은 길을 잃고 길은 사람을 잃었다.

요즘 밥 못 먹는 가난은 없지 않은가. 누구나 부자를 꿈꾸듯 가난을 꿈꿀 수도 있지 않은가.

햇살과 바람과 새소리 가득한 산 아래 내가 꿈꾸던 가지런한 가난이 그림처럼 그려졌다. 난 기뻤고 눈물 났다. 밥 먹는 시간도 앉은 채 움직였다.

가난하고 싶어도 가난하지 않았고 외롭고 싶어도 외롭지 않았다. 해지면 일찍 자리에 들고 아침이면 마을 길을 산책하거나 앞산 길을 오르며 마을 사람들과 땅에 정들어 갔다. 햇살과 바람이 놀다가는 돌담 아래 작은 꽃을 심고 마당에 나온 새들과 나비들, 철 따라 피고 지는 꽃만 보아도 배부르고 좋았다. 우리는 부자로 사는 법만 배웠지, 가난하게 사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꽃 피고 꽃 지는 줄 모르고 살던 젊은 날이 있었다. 이제 사계절 피고 지는 들꽃 길을 걸으며 엎드려 산다. 오늘도 나는 높은 산 보며 낮게 사는 법을 배운다.


* 출판사 측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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