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기록자
헤닝 만켈 지음, 이수연 옮김 / 뮤진트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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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 절구통에 넬리우의 여동생을 넣고 찧어 댔던 강도들의 야만적인 행동이었다면, 가장 슬펐던 장면은 알프레두 봄바가 연극을 보고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눈을 감던 순간이었다. 넬리우가 죽어간 순간 역시 가슴이 아프도록 쓸쓸했다. 어쩌면 넬리우는 죽음을 고요히 기다리며 이 가혹한 세상에서 사라지길 바랐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기도 했다. 넬리우에게는 삶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지 않아 보였다. 조제가 몇 번이고 병원에 데려가 치료받게 해주겠다고 제안하지만, 넬리우는 그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만 나지막이 전할 뿐, 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이 책을 읽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역시나 처음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강렬한 충격과 슬픔의 여운이 길게 남는다. 넬리우의 겨우 십 년 남짓한 인생에 어떻게 그토록 치명적이고 비극적인 사건들이 몰아쳤을까. 아프리카 모잠비크는 오랫동안 포르투갈의 식민 통치를 받았고, 독립 후에도 참혹한 내전이 이어졌다. 정권과 반군 사이의 잔혹한 이념과 권력 싸움 속에서 그 모든 비극의 피해는 가장 무고하고 약한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당시 그 아이들이 짊어지고 살아야 했을 삶의 무게가 과연 어른들의 것보다 가벼웠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오히려 나는 아이들이 당해야 했던 고통이 어른들이 겪은 고통보다 훨씬 더 묵직하고 참담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마음이 더욱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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