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이 책을 처음 접하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 다시 읽어도 그 충격은 여전하다. 인간의 삶이 이토록 비극적일 수 있을까. 국가라는 거대한 괴물이 누군가의 소박한 인생을 이토록 처참하게 짓밟아도 되는 것인가. 국가 권력의 잔인함과 악함, 그리고 그것에 당할 수밖에 없는 개인의 지독한 나약함 앞에 분노와 회의감이 동시에 밀려든다. 모든 것을 잃은 이시바와 옴이 여전히 서로를 의지하며 디나를 찾아오고, 그 안에서 아주 작은 온정이 오가는 모습은 거대한 절망 속에서도 미쳐버리지 않고 인간성을 끝까지 붙잡으려는 그들의 눈물겨운 몸부림을 볼수 있다. 기차 선로에 스스로 몸을 던져 생를 마감한 마넥은 거대한 절망 속에 한 줄기 희망을 보지 못했기에 생를 포기했던 것일까. 아니면 절망만이 가득한 세상에 홀로 멀쩡하게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