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꿈결 클래식 7
조지 오웰 지음, 더미 그림, 추미옥 옮김 / 꿈결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다시 집어 들었다. 술술 읽히는 플롯이라 두세 시간 내외면 완독할 수 있을 만큼 몰입감이 뛰어나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덕분에 전개 과정이 다소 우스꽝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이면에 깔린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오웰은 이 소설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스탈린이 통치하던 소련의 무겁고 어두운 시대상을 정교하게 비유해냈다. 이야기는 인간의 압제 아래 있던 동물들이 반란을 일으키며 시작된다. 동물들은 더 이상 인간에게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 노동하며 그 대가를 정당하게 누리는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그 중심에는 돼지인 스노볼과 나폴레옹이 있다. 소설 속 돼지들은 가장 영리한 두뇌를 가진 집단으로 묘사되지만, 동시에 권력욕에 눈먼 부류이기도 하다. 그들은 다른 동물들을 속여 노동력을 착취하고, 교묘한 말재주로 우위를 점하며 동료들을 농락한다.
스노우볼과 나폴레옹은 정치적 견해 차이로 대립을 이어가다 나폴레옹의 계략으로 스노볼이 쫓겨나면서 농장은 본격적인 나폴레옹의 독재 체제로 접어든다. 나폴레옹의 지휘 아래 동물들은 죽어라 일만 할 뿐이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라던 혁명 초기의 의지는 희미해지고, 자유로운 삶에 대한 희망도 잊혀 간다. 특히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충직한 말 복서다. 그는 온 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적으로 일하지만, 결국 노쇠하여 쓸모가 없어지자 도살장에 팔려 간다. 죽는 순간까지도 나폴레옹을 믿으며 충성을 다했던 복서의 최후는, 권력이 노동 계층을 어떻게 소모품으로 다루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깊은 슬픔을 안겨준다.
결말에 이르러 나폴레옹은 그토록 증오하던 인간과 손을 잡는다. 인간처럼 두 발로 걷는 법을 흉내 내는 돼지들의 모습은 점차 인간의 형상과 겹쳐지고, 밖에서 이를 지켜보던 동물들은 누가 돼지이고 누가 인간인지 분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혁명의 주체가 어느새 자신이 타도하려던 독재자의 모습으로 변해버린 비극적인 장면과 함께 소설은 끝을 맺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