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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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팬으로써 주저 없이 고른 책ㅎㅎ
단편은 읽고 나면 기억에서 빨리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까먹기 전에 얼른 독후감을 써보기로 한다.

총 8가지의 짧은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경험담을 메모해 놓고
후에 그것을 정리하여 책으로 만든 듯한 느낌을 준다.
8가지 이야기 중 또렷이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이야기 - 사육제, 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

사육제는 실제로 유튜브로 슈만의 사육제를 검색해 자기전에 듣기도 했다. 사육제는 외모가 ‘아주 못생긴’ 여자와 하루키가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가까운 친구가 되는 이야기이다. 왠지 모르지만 사육제에서 하루키는 여자의 외모를 (다른 말로 애둘러 이야기 하지 않고 ) 아주 못생겼다고 여러번 강조한다. 그 못생긴 외모 탓인지 그의 와이프도 그녀와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았고, 하루키 역시 그녀에게 성적으로 전혀 끌리지 않았다. 어쨌든 아주 가깝게 지내던 두 사람은 갑자기 연락이 끊겼고, 하루키는 어느날 뉴스에서 사기혐의로 체포되는 그 여자를 보게된다. 그리고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아주 멋진 남편이 있다는 것도 알게된다.
하루키가 느낀 미묘한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하루키가 왜 그 여자를 그토록 못생긴 여자로 기억하고, 그 못생김에 상당부분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읽으면서 그 부분이 재미있게 여겨졌다. 제목은 사육제이지만 나에게는 못생긴 여자로 기억될 이야기😹😹😹

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은 하루키가 어느 허름한 여관에서 인간의 말을 하는 원숭이를 만나는 신비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이다. 원숭이는 더이상 같은 종족의 원숭이를 사랑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인간인 여성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해 여성의 신분증과 같은 물건과 함께 그녀의 이름을 훔치며 욕구를 채운다. 이름을 잃어버린 여성은 알수 없는 이유로 본인의 이름이 뭔지 깜빡하거나, 자기가 누구인지 혼란스러움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한참 후에 하루키는 자기의 이름이 갑자기 기억나지 않는다는 여자를 만나며 다시금 원숭이의 존재를 떠올린다.
인간인 여자와 사랑에 빠질 수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의 이름을 훔친다는 원숭이. 이름을 훔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한번씩 정체성에 혼란이 오거나, 내가 지금 여기서 뭘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든다면 아마 그 원숭이가 이름을 훔쳐갔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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