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날개 달린 것 2021. 02. 20.]

왜 하필 까마귀일까?
슬픔이 눈에 보이는 어떤 존재라면
슬픔은 (이 책에 나오는) 까마귀처럼 생겼으며 까마귀처럼 말하고 행동할까?

아내가 죽은후 남자는 까마귀를 만난다. (까마귀가 남자와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찾아왔다) 까마귀가 내뱉는 말은 거칠고 직설적이다. 초중반까지도 까마귀가 하는 말의 거의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까마귀가 쏟아내는 말들과는 달리 아이들과 아빠의 관점에서 써내려간 글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아내가 너무 그리워서, 나는 아내를 기리기 위해 맨손으로 100피트 높이의 기념비를 세우고 싶을 지경이었다. 나는 하이드파크의 거대한 돌의자에 앉아 경치를 감상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그녀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p77


몇년 뒤 다시 읽어봐야겠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니 왠지 모르게 강한 여운이 남는다. 사랑하는 아내, 엄마를 잃고 방황하는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가상의 존재 까마귀. 정말 이상하고 기괴했던 소설.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독창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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