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원치 않으시면 곁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아니다, 아니야. 그런 게."
은결은 건조가 끝난 일반 빨래들을 꺼내 종류별로 정리하기시작한다. 가지런히 개켜지는 수건과 셔츠의 틈마다, 뭐라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듯한 명정의 침묵이 두 겹으로 접히며 차곡차곡 쌓인다.
"너는 네가 원하면, 아무 때고 어디든지 가도 된다."
원하면, 이라는 조건절이 은결에게 합당한지 마음에 걸리지만 명정은 말을 이어간다.
"전원이 나가기 전에, 여기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말이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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