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난 이제 충분히 생기가 넘쳐요." 일리아노라의 눈이 뜨였고, 그 두 눈은 이 여자에게서라면 사랑이라 할 수 있는 그 무엇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난 살아 있어요. 하지만 난 그때 그 소녀가 아니지요. 나는 중심이 무너진 삶으로부터 자라난 어른 여자예요. 나는 그 오래전에 나였던 여자아이와는 조그마한 인연조차 없어요. 나에게 그 여자애의 삶은 내가 옛날에 읽었던 그림책 속 이야기 같은 거예요. 그리고 그 그림이란 내가 내 머릿속에 가진 장면의 그림이지요.
키아모코에서 사는 그 소녀. 옛날 옛날에 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그 모습이에요. 아르지키의 왕자이신 그 유명한 피예로 티겔라르와 함께요. 그 소녀의 어머니 사리마와 함께한 삶, 그리고 아버지의 과거애인이였던 엘파바 트롭과 함께한 삶이죠. 그건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아이들 이야기예요. 영영 해지지 않는 소나무 가지 망토를 둘러 입은 해골 은둔자와 프리넬라 이야기보다 더 진짜일 것도 없는 동화인 거죠. 난 슬프지 않아요. 화제를 돌리지 마요. 난 그냥 이대로 둬요. 우린 레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