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 뇌과학과 정신의학이 들려주는 당신 마음에 대한 이야기
전홍진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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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화를 얻는 방법

보기보다 예민하시네요 특히 병원에 갔을 때 많이 듣는 말이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긴 제목의 책은 정말 예민한 여러 사람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어떻게 예민함을 극복했는지 사례를 소개하면서 몇가지 자가진단표도 보여주고 있다.

예민함과 예리함은 다르지만 종종 혼동된다. 예민함의 강도가 자신이나 주변을 크게 불편하게 하지 않는 정도라면 특히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구분하기 어려워도 질적으로 다르기는 하다. 예리함은 건강하고 생산적이지만 예민함은 자신을 갉아먹는 파괴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을 위한 처방으로 지금 여기 나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한다. 이런 처방이 만능은 아니다. 대인관계나 업무에 대한 예민함은 줄여주지만 자기 몸의 통증에 대한 예민함은 해결해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상당부분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위빠사나라는 명상방법과도 상통한다.

명상법과 다른 점은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위해 내 미간을 펴고 자세를 점검하라는 조언이다. 남의 표정이나 자세에 신경쓰며 과도한 해석으로 힘들어하지 말고 내 상태에 신경쓰라고 한다. 자칫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신경쓰는것처럼 보일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위빠사나 명상은 그런 마음까지 살펴보라고 한다. 저자도 알고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힘들 때 지금 여기의 자기에게 시선 돌리기, 쉬워보이지만 어려운 일인줄 잘 안다. 그래도 현대정신과 의사의 조언과 고대 인도의 수행법이 같은 얘기를 하고 있으니 어려워도 고고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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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잘하는 사람들의 작은 습관 좋은 습관 시리즈 2
라이언 박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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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지만 군더더기 없고 챕터마다 요약도 있어서 정리가 잘 됩니다. 각자 취향에 따라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어서 도움이 되네요. 패턴영어로 공부하다가 지루한 상태라서 이 책을 보고 샬롯의 거미줄을 원서로 읽는데, 번역서로 읽을 때와 완전히 느낌이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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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한 작가의 배움과 수련 고찬찬(고전 찬찬히 읽기) 시리즈 3
오선민 지음 / 작은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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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성실하고 원작의 분위기를 잘 전달해주는 해설서를 언제 보았던가? 원작의 규모를 알 수 있어서 읽은 기분도 느껴지지만 원작을 꼭 보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게다가 프루스트의 문체에 대한 당대인들의 비평도 소개해서 유쾌하기도 하고, 울프가 프루스트에게 부러움을 느꼈다고 하니 괜시리 안심이 된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꼭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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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돈의 역사 1
홍춘욱 지음 / 로크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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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을 위한 경제서의 장점과 한계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홍승욱, 로크미디어

‘돈의 역사’라는 단어가 왜 그렇게 인상적으로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평소 돈에 무지해서였을까? 유심히 봐서 그런지 광고를 많이 하는지 자주 눈에 띄었고 좋은 평도 많았다. 그러고 보니 ‘50’이라는 요즘 트렌드를 따르기도 했다. 어쩌다 보니 최근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와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유쾌하게 습관을 바꿔주는 50가지 신기술』를 연이어 읽은 터라 그런지 익숙하게 다가왔다. 내친 김에 알라딘에 50이라는 검색어를 쳐보니 2019년에 나온 책 제목에 50이 들어간 책이 부쩍 많다. 거슬러 올라가니 2014년에 또 여러 권 나온다. 5년만에 유행이 다시 돌아왔나 보다.

암튼 읽다 보니 경제사였다. 이웃들에게 권한 책임감을 핑계 삼아 내친 김에 소감 몇 자 써보려고 한다. 책은 모두 7부로 이루어져 있고, 각 부마다 5~8개 장이 들어있다. 이 책이 일반 경제사와 다른 점은 통사가 아니라 작가의 기준으로 카테고리를 정하고 그에 맞는 경제사적 의미가 있는 사건을 골라서 정리했다는 점이다. 이런 방식은 『B급 세계사』의 서술 방식과 아주 비슷하다. 다만, 『B급 세계사』는 50대 사건이 아니라 55대 사건이고, 『돈의 역사』에는 각 부의 말미에 그런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을 서술했다는 점이 다르다. 읽다 보니, 바로 이 교훈 부분이 많은 독자에게 어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까지는 이 책의 특징 내지는 장점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아쉬운 점도 몇 가지 보인다. 알라딘 서평을 보니 별이 하나부터 다섯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나는 별 세 개 주고 싶다.

필자는 세계 역사를 바꾼 중요 사건의 배경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의 폭을 넓혀보자고 한다. 필자는 이 목적을 얼마나 달성했을까?

일단 이 책이 돈의 역사에 대한 연구서는 아니다. 돈의 역사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내 맘대로 이해한 면도 있는데, 다시 생각해도 돈의 역사에 대한 연구서는 아니다. 돈의 역사라고 하면 돈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어떤 기능을 했는지 이런 이야기여야 할 텐데 그런 내용은 아니다. 경제 관련 큰 사건을 7개 카테고리에 구성하고 그에 맞는 내용을 기존의 경제서에서 발췌하여 모으고 그 사건들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의 통찰력이 보이는 부분은 교훈 부분이다. 물론 그런 교훈을 얻기 위한 역사적 사건을 범주에 맞게 골랐다는 기획력도 독창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

내가 공부한 분야가 한국학이다 보니 아무래도 2부 대항해시대로 열린 ‘글로벌 경제’ 쪽에 눈길이 간다. 2부의 내용은 중국 명나라가 조세개혁으로 은이 부족할 때 신대륙 발견으로 아메리카의 은이 명나라로 유입되었다.(명나라의 은 가치가 유럽의 두 배였기 때문에) 다시 삼국시대와 한 나라로 돌아가서 한 나라 멸망 이유는 흉노와 싸우는 과정에서 재정이 어려워져 세금을 과도하게 부과하여 상업을 위축시키고, 귀금속의 가치를 싸게 매겨 해외의 물건을 구입하여 귀금속이 줄어들었다. 인구까지 감소한데다 자급자족 장원이 번성하니 국가 경제는 더 나빠져서 북방 유목민족의 공격을 버틸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명나라로 돌아와 명나라 멸망 이유를 서술한다. 명나라 때까지 중국은 서양보다 잘 살았다고 하면서, 은까지 많이 들어왔는데 명나라가 망한 이유는 기후 때문이라고 한다. 이후 청나라는 인구가 너무 늘어서 임금이 하락했다. 저자는 이런 2부의 사실을 근거로 화폐 공급이 줄 때 경기가 나빠진다는 교훈을 얻는다.

애당초 이 책이 통사가 아니므로 중국사 서술을 시대 순으로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삼국시대 이야기를 굳이 명나라 왜구 다음에 넣었는지 잘 모르겠다. 또 왜구가 아니라면서 왜 왜구라고 제목을 붙였는지도 모르겠다. 또 명나라 멸망 이유가 기후 때문이라면 그것이 돈의 역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청나라 인구 증가가 실질적 인구 증가가 아니라 통계에 잡힌 것이 많아진 면도 있다면서 왜 임금 하락이 심해졌는지도 이해가 안 간다. 교훈의 화폐 공급이 줄 때 경기가 나빠진다의 명제는 화폐 공급 감소 = 불경기 아닌가? 원인 결과인지 단순히 선후인지 아니면 동어 반복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겠다.

지금 2부만 살펴봤는데, 다 읽지는 못했지만 다른 부분도 이런 식으로 따져가다 보면 비슷한 사례가 많이 나올 것 같다.

교훈 7가지는 대부분 상식적 내용이다. 다만, 건전 재정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마지막 7부의 교훈은 잘 모르겠다. 이 부분은 다른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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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2
이상권 지음, 유진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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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은 생태동화 작가로 유명하다. 이 작가가 쓴 책을 서너 권은 본 것 같다. 그중에 <겁쟁이>라는  동화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뿐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관계까지 복합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생각할 거리가 더 많다. 초판이 2002년인데 2018년에도 찍었으니 인기도 많은 모양이다.

 

수민은 감골에서 들머리로 전학 온 아이다. 감골에서 살 때도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는데, 들머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철식을 비롯한 들머리 아이들은 뱀을 잡아 땅꾼에게 판 돈으로 용돈을 한다. 그런데 수민이가 뱀을 너무 무서워해서 아이들이 놀린다. 어느날 수민이가 우연히 꽃뱀을 잡게 되어 꿈속에서 꽃뱀과 이야기 나누며 꽃뱀의 생태를 이해하게 되고, 둘은 많이 친해진다. 이것을 알게 된 철식이가 꽃뱀을 잡아 땅꾼에게 팔고 수민이는 뱀 상자를 다 풀어준다. 철식이가 구렁이에 물릴 뻔한 것을 수민이가 구해주는데, 이때 꽃뱀과 재회한다. 철식과 수민은 사이좋은 친구가 된다.

 

그런데 철식과 수민의 우정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이들의 우정이 지속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들머리 아이들은 뱀을 잡아야만 한다. 가난하기 때문이다. 수민 집 역시 가난하긴 마찬가지다. 홀어머니는 다리가 많이 짧은데, 시장 구석에서 바닥에 좌판을 깔고 생선 장사를 한다. 수민이가 뱀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졌지만, 철식을 따라서 뱀잡으러 다닌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뱀과 소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뱀을 잡아야 하는 철식이 무리, 뱀을 잡을 수 없는 수민이, 과연 이들이 같이 어울리며 뱀을 잡으러 다닐 수 있을까? 그렇다고 철식이 무리가 뱀을 안 잡을 수 있을까? 이들의 우정이 지속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뱀 잡으러 다닐 때는 따로 놀고, 뱀 안 잡으러 다닐 때만 같이 논다면 그들의 우정이 오래 유지될 수 있을까?

 

책을 처음 읽으면 훈훈한 결말에 마음이 편안해지지만 다시 생각하면 쉽지 않은 문제를 너무 쉽게 마무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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