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 속에 서 있는 것과 같다.”누군가는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하고, 다른 누군가는 인간은 본래 고독한 존재라고 한다. 사람은 필연적으로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끔은 많은 사람들 속에 있어도 고독함을 느끼고 때로는 그 속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사람 인(人) 이라는 한자는 두 사람이 어깨를 기대어 서있는 모습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혼자서 두 다리로 곧게 서있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책 속 주인공인 지안처럼 어쩌면 인간은 누구나 각자의 무인도에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혼자 있을 때만이 나의 모습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고, 온전히 나 자신이 되어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무인도에서 혼자 살아보고 싶다고 하는 그녀를 전적으로 믿고 지지해주는 현주 언니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부족하고 실수 투성인 나의 무인도를 진정으로 완벽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이 세상에서 진정으로 내 편이 되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갈 용기를 낼 수 있다. 비가 오고 천둥번개가 치고 파도가 높아져도 바다 속 깊이 들어가면 잔잔하고 고요한 침묵만이 가득할 뿐이다. 밀려오는 파도를 막을 수도, 계속 피할 수도 없지만 바다 속으로 들어가볼 수는 있다. 그것이 아마도 세상이 만들어내는 소란한 소음들에서 벗어나 그저 나 자신의 마음속 풍경을 들여다보는 일일 것이다. 숨이 차서 더이상 버티기 힘들어지면 잠시 물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다시금 크게 숨을 불어넣어 주면 그뿐이다.반복되어 익숙해질수록 마치 바다와 내가 한 몸이 된 것처럼 분명 나는 더욱 커지고 넓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때 보이는 풍경은 이전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각자의 무인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