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숲 The 그림책 4
조수경 지음 / 한솔수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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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숲이 있다면

지금 내 마음 속에는

어떤 나무들이 자라고

어떤 꽃이 피어나고

어떤 새들이 지저귀고 있을까요.

어떤 날은 내 마음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며

지금 어디에 와있는지

지도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막막하기만 합니다.

어떤 날은 마치 비밀의 화원처럼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내 마음숲을 꽁꽁 숨겨놓고

마치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가면 속에 진짜 얼굴을 감춘 채

마치 내가 내가 아닌 것처럼

살아가기도 합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녹록치 않은 현실을 살아내느라

가면은 점점

더 두터워지고

갯수를 더욱 늘려가며

때로는

가면이 나인지, 내가 가면인지

혼란스러워집니다.

혼자 남겨진 시간 속

외딴 방을 가득 채운 수많은 얼굴들 중

잃어버린 내 얼굴이 어떤 것인지

지금 내 모습은 진짜 내가 맞는지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진짜 '나'는 어디에 있을까요.

마음숲을 헤매다 보면 찾을 수 있을까요.

아무리 발버둥쳐보아도

두려움으로 꽁꽁 묶인 채

그저 포기하고 싶어집니다.

힘껏 용기내어 고개를 들어봅니다.

아련한 기억의 바람과 함께 다가온 누군가가 보입니다.

너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서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아무런 걱정없이

그저 깔깔대며 즐겁게 뛰놀았던 시절로 돌아가

나의 마음숲 속 호수를

걱정없이, 편안하게 들여다봅니다.

드디어 나를 만났습니다.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이미 다 알고 있다고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나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나가는 여정이 아닐까요.

더 늦기 전에,

주변이 모두 무채색으로 물들어버리기 전에,

푸르렀던 내 마음숲 속으로

저벅저벅, 풍덩

들어가보아야겠습니다.

같이 가요,

나와 함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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