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봄이 들면
김영화 지음 / 이야기꽃 / 2024년 5월
평점 :
춥고 시린 겨울이 언제쯤 가고
봄이 드나 했더니
어느새 찔레꽃 활짝 핀 봄이 되었습니다.
봄이 언제쯤 드는지
앙상한 찔레나무, 망개나무 끝에
순이 돋기만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봄이 포옥 하고 들었습니다.
유난히 비가 많이 온 올 봄에는
고사리 장마 끝 굵은 먹고사리들이
시원한 봄비 흠뻑 마시고
새록새록 쑥쑥 올라왔을 테지요.
봄이 소복하게 들어앉은 몇 주 전
산에 오르는 길에 후드득 꿩이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야생 꿩을 본 적은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어요.
생김새가 엄마 꿩, 까투리였습니다.
알을 낳기 위해 준비중이었던 걸까요?
사람들로부터 알을 지키기 위해 날아올랐던 걸까요?
그저 신기해하는 내 마음과는 다르게
겁에 질리거나 불안했던 건 아니었을지 걱정이 됩니다.
고사리도, 아기 꿩도
그저 조용하고 편안하게
사람들의 손길과 발길로부터 벗어나
그저 편안히 쉬면서
내년 봄이 들기 시작할 때까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작가님께서 직접 따고 정성껏 말려 보내주신
봄 볕 가득 든 고사리 감사히 받아들고
난생 처음으로 고사리 나물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늘 엄마가 해주신 고사리 반찬만 먹었었는데
조금 서툴고 부족하지만
그림 책 속 아이의 사랑스러운 마음을 떠올리며
즐겁게 삶고 볶으며 완성해낸
첫 고사리 나물이 그저 맛났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감사히,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봄이 조금만 더 오랫동안 곁에 머물다가
천천히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