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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살 위로 사전 - 나를 들여다보는 100가지 단어
박성우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평점 :
재미있는 말놀이 동시집,
그리고 <아홉살 마음 사전>으로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두드린
박성우 시인의 새 책, <마흔 살 위로 사전>을
창비 서평단으로 감사히 만났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내 하루하루를 들여다보면 보인다.
마음의 등을 가만히 어루만져주면
가만가만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온다.
프롤로그 중
아홉살의 마음을 읽어주었던 시인은,
마흔 살의 마음에 위로를 건넨다.
정성스레 고른 100개의 마음 낱말말들과 함께.
각 마음 낱말들은
원래 사전적 의미 위에
박성우 시인이 입혀준 새 의미 덧입고
마음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와
내 곁에 조심스레 앉아
위로의 손길을 건넨다.
괜찮다고,
잘 하고 있다고,
당신만 그런 게 아니라고,
그렇게 마음 곁에 또다른 마음 하나
툭 하고
내려놓아준다.
향기롭다는 것은, 어렴풋하게나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알아간다는 것.
-멀리 떨어져 있어도 너의 냄새가 여전히 짙게 남아 있을 때.
-모처럼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들꽃 가득한 들판을 걸어보게 될 때.
-'무슨 음악이 좋을까?' 제철 과일을 먹고 차도 한잔하면서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게 될 때.
숨을 최대한 깊고 길게 들이마시며 지금을 기록해둔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 모르는 향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자두에는 자두꽃 냄새가 들어 있고
사과에는 사과꽃 냄새가 스며 있다.
고유한 냄새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자두는 자두꽃을 피우던 시절부터
자두 냄새를 키워왔고,
사과는 사과꽃을 피우던 시절부터
사과 냄새를 늘려왔다.
자신만의 냄새를 몸 안으로 들이며 하루하루 익어갔다.
자두를 만진 손에서 자두 냄새가 난다.
사과를 만진 손에서 사과 냄새가 난다.
이렇게 달달하고 향긋한,
그리고 진한 위로가 있을까.
견디기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삶의 정답을,
내 마음속 이정표를,
다시금 찾아줄 수 있는 사전.
든든한 친구가 생겼다.
오늘의 내 마음 사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