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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간이 떠나요 ㅣ 딱따구리 그림책 32
베티나 오브레히트 지음, 율리 푈크 그림, 이보현 옮김 / 다산기획 / 2022년 1월
평점 :
일요일 오후, 바로 지금 이 '시간'에
<지금, 시간이 떠나요> 그림책 속에서
함께 머무르고 있는 시간과 만났습니다.
일요일 오후,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시나요?
따스한 햇살이 길게 집 안까지 들어오고
창가 옆 화분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조금은 나른하고 여유로운 시간,
저는 가만히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가끔은 멍하게 티비 리모컨을 돌리기도 하고
산책을 하러 동네 공원으로 나서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딸과 함께 맛있는 점심을 사먹으러 나갔다가
카페도 들러 커피 한 잔과 케잌도 맛있게 먹고 들어왔습니다.
딸과 함께 먹고, 마시고, 걷는 그 '시간'이
곁에 함께 있어주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고 소중합니다.
아마 제 옆에 함께 있었던 '시간'도 즐거웠을 것 같아요.
하지만 라라의 가족들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인상을 찌푸리며 지루한 시간을
때우고,
흘려보내고,
또 죽이고 있거든요.
그 모습을 본 시간은 슬퍼졌습니다.
자신을 반기지 않는 곳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다고 하면서요.
시간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라라는 시간이 돈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시간은 늘 여러 빛깔을 지녔고
시간에게선 늘 꽃향기가 났거든요.
본문 중
'시간은 돈이다'
'시간은 금이다'
라는 말은 일종의 명제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것들이 속속 나오는 시대에는
시간을 그저 고요히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
일종의 게으름이라던가, 아니면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라라가 느낀 시간은
여러 빛깔과 향기를 가진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나에게 시간은 '금'이었는지,
'여러 빛깔과 향기'를 지닌 것인지
내 마음 속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강은 꼭 나 같아.
흘러가기도 하고,
늘 거기에 머물러 있기도 하지.
본문 중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새들의 날갯짓 소리를 듣고
어디선가 불어오는 달콤한 봄내음을 맡고
신나서 뛰어가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를 들으며
그렇게 오늘의 일요일 오후를
온전히 '시간' 옆에서 평화롭게 보냅니다.
시간은 나와 함께
지금, 여기에
머물러 있습니다.
시간과 온전히 머물러 있는
행복한 일요일 오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