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도 그때는 모든 게 두려웠어 - 하고는 싶은데 결혼이 너무 두려운 싱글들을 위한 따듯한 독설
윤정은 지음 / 팬덤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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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녀의 구어체 문장이 새로웠지만 발랄해서 금새 익숙해졌다. 남자에게 관습적으로 기대하던 `돈`을 내가 벌라는, 행동과 의식까지 진보적인 여자가 되라는 메시지가 전체적으로 있다. 남자를 신분상승의 도구로 보고 편승하려는 심리는 여자가 스스로에게 놓는 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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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 - 일도 잘하고 싶고, 아이도 잘 키우고 싶은 당신을 위한 따끔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조언 33
신의진 지음, 김경림 엮음 / 걷는나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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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이지만 가끔 임산부와 기혼여성 까페를 들락거린다.

과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여자들은 어떻게 사는지,

과연 그 결정에 만족해하며 사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곳은 욕구불만에 시댁과 남편 욕으로 뒤덮일 때가 많다.

아이를 낳고 기르며 행복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어떤 특유의 의무감이나 허세로 행복하게 포장하는 때도 있고

대부분 물질적으로 불만족해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적지 않은 나이지만 미혼이고 아이가 없다는 것에 오히려 안도하며 빠져나오곤 한다.

 

현대사회는 반품이 너무나도 쉬운 사회다.

보험부터 옷까지, 한 번 사고 일단 사용해보고 반품해도 제깍 환불이 된다.

심지어 결혼도 거의 절반 가까이 이혼이란 이름으로 반품이 된다.

반면 번복할 수 없어 인생의 짐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아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한 여성이 아이를 낳은 것을 후회한다는 칼럼을 써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금기시되는 발언이지만 많은 여성이 그에 호응했다.

아이가 생긴 후 자신의 인생이 더 불행해졌다고 느낀 여성이 그녀 하나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지금 확률론을 공부한다.

기사에서 맞벌이하는 부부의 가사 분담률이 1(남자):5(여자) 라고 하면

우리 가정은 다를 것이라고 하는 기대는 비현실적이다.

연애할 때 아무리 나를 사랑하는 것 같은 남자도

결혼하고 나면 통계 확률을 벗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내가 남편과 맞벌이를 하면서도 5배나 더 가사와 육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내가 기사에 나오는 여자들처럼 경력 단절이 되어 공부한 것과 학위가 모두 쓸모 없이 되어 초라해져도 되는지

미혼이라면 냉정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타겟이 분명히 기혼에 아이를 가진 직장맘을 위해 쓰여졌고

좋은 조언과 격려로 가득차 있다.

특히 갈등하는 일상과 죄책감에 지쳐서 성급히 일을 그만두려 하는 여성들에게

충분히 다른 대안을 먼저 이용하라고, 극단적인 생각을 유연하게 바꿔주는 방향성이 좋았다. 

또한 상황적으로 '일을 그만두고 애만 보는 게 어때?' 라는 목소리가 더 많은 현실에서

'아니야, 넌 그러기엔 너무 아까워. 일도 잘 하고 아이들도 잘 키울 수 있어.' 라는 목소리가 되어준다는 건 큰 힘이 될 테다.

일단 그만두면 같은 수준의 직장으로의 재취업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스스로가 너무 잘 알지 않는가?!

하지만 여대생이나 미혼 여성이 읽는다면

직장맘의 처절하게 피곤한 인생에, 불안한 직업적 미래에, 남편과의 너무나 불평등한 가사육아 분담에

질릴 수도 있다. 

가끔 현실은 호러 영화보다 더 무섭다.

호러 영화는 90분 만에 빠져나올 수 있지만

직장 여성이 아이를 갖는 순간

최소 20년 간 직장맘의 고달픔에서 빠져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직장맘=삶의 질 악화=불행이라는 등식이 곧 티핑포인트에 도달하면

대한민국 젊은 여성들은 결혼과 아이보다는 직업을 선택할 것이다.

childfree life를 추구하는 미국 신세대 여성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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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 - 일도 잘하고 싶고, 아이도 잘 키우고 싶은 당신을 위한 따끔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조언 33
신의진 지음, 김경림 엮음 / 걷는나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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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아이를 낳은 기혼 여성들에게는 아주 좋은 책일 것 같다. 다만 결혼 전의 여자가 읽는다면 기가 질려 결혼이나 출산 생각이 싹 사라질 듯하다. 여자 혼자 떠맡은 육아의 현실은 너무나 고달프고 피폐하고 피곤해 보인다. 맞벌이를 원하면 맞살림, 맞육아 하라는 남자들을 향한 말씀이 통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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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하라, 나는 자유다 - 허핑턴 포스트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이 여성들에게 전하는 용기 있는 삶의 지혜
아리아나 허핑턴 지음, 이현주 옮김 / 해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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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돈 많은 여자를 불편해하는 이유>를 읽으며 회상을 해 본다.

미국으로 여행을 자주 다녀서 미국 남성을 만날 기회도 많았다.

그 때 불편했던 것은 미국 남자들은 여자를 굉장히 성적인 대상으로 본다는 것이었다.

다들 대학을 졸업했고 의료계에 종사하거나 심지어 박사 학위를 딴 전문가까지도.

외모가 아름답기만 하면 이미 결혼해 아이를 낳은 여자 동료에 대해서도 음담패설을 일삼았다.

성차별이 법적으로 금지되고 상대적으로 평등한 미국에서 지성이 있다는 남자들도 동성끼리 모이면 이렇단 말인가!

게다가 미국에서는 바에만 가면 여자 바텐더와 웨이트리스에게 얼마든지 팁을 안기며 집적될 수 있어서 나이가 어리고 순간적으로 돈을 위해 비위를 맞추는 술집 여성과의 만남도 일상적이었다.

그들과 스트립클럽에 갔다가 단지 상대적으로 못 생겼다는 이유로 팬티까지 벗고 혼신의 춤을 춘 스트리퍼가 단 1불의 팁도 못 받고 무대 뒤로 사라질 때는 같은 여자로서 너무 비참했다!

그러다 예쁜 여자가 나오자 한바탕의 나체 춤에 겨우 2불의 팁을 내던 그들의 인색함이란!

나는 하류 계층의 여자들이 상류 계층의 남자들에게 굴욕을 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불쾌해졌다. 그들은 스트리퍼들을 아티스트라고 불렀지만 그것은 자기들이 가진 돈을 받아가기 위해 개의 몸짓이라도 할 듯한 그들의 열등한 입장에 대해 스스로에게 느끼는 우쭐함에서 오는 마음에도 없는 칭송이었다.

‘이 사람들이 내가 낮에 봤던 사람들이 맞는 건가…진료실에서 환자들을 치료해주는 세상에서 최고로 정의롭고 지적인 직업을 가졌으며 존경 받고 인기 많은 남자들이 맞나’ 회의감이 들었다.

그런 곳에서 서비스 여성들이 자기 비위를 순간적으로 맞춰주는 데 익숙해져서 일상에서 만나는 일반 여성에게도 그런 대우를 바라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될 정도였다.

실제로 창녀와 섹스를 한 적이 있는 친구가 토로하기를 창녀와 하는 섹스는 너무 ‘비즈니스적’이어서 감흥이 없다고 실제 여성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했지만 그는 이미 여자에게 정성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현실의 일반적인 여성과 사랑하고 싶어했지만 그는 은연 중에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서비스 해주는’ 직업 여성들의 태도를 바랬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거의 하녀와 창녀를 섞어놓은 이미지로, 그 어떤 여자도 원치 않을 역할이었다.

그러니 아직도 바를 배회하고 엉뚱한 여자에게 돈을 쓰면서 그의 이상과는 반대로 아직도 싱글이며 삶의 의미를 못 찾고 있다.

미안하게도 나는 그에게 솔직하게 “You only deserve the prostitutes. (너에겐 창녀만 어울려)” 라고 말해버렸다.

한마디로 남자의 욕구는 성 평등과는 배치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남자들은 영원히 성차별이 유지되기를 바랄 지도 모른다.

남자는 보통 자기보다 어리고 돈이 없는 여자와 결혼하는 걸 보면 자기가 우월함을 끊임없이 느낄 수 있는 데서 쾌락을 느끼는 것 같다.

자기보다 어리고 자기보다 약간 덜 버는 여자랑 결혼해야 편안해한다면 그건 우월한 위치로 남고 싶은 욕망이지 그게 사랑일까.

돈에 대한 세 번째 장을 읽으며 내가 지금 돈을 다루는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에 안도했다.

일부러라도 관련 자격증을 공부하지 않았더라면 나도 돈에 대해 공부할 일이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쉽게 안주하는 전업주부의 역할은 ‘너는 돈을 못 벌잖아’라고 무시하는 결혼관계에 너무 쉽게 빠질 수 있다는 데서 척박한 현실에 대한 돌파구로 결혼을 고려하기 보다는 차라리 소액을 벌더라도 경제력을 유지하는 싱글로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자의 파산 가능성을 높이는 첫 요인이 출산이라고 하니 아이도 함부로 낳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는 자기보다 힘 있고 돈 있는 남자를 찾을 것이 아니라 좀 다른 기준으로 성적으로 평등하게 역할 분담을 할 준비가 되어 있고 그런 철학을 가진 남자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에는 잘난 남자를 만나 학대 받거나 냉대 받다가 이혼하고 다시금 자기에게 맞는 좀 더 완화된 조건의, 또한 자신의 성격에 맞춘 다른 기준으로 새로운 상대를 만나 더 나은 사랑을 하는 사례가 나오는데 처음부터 재력과 학벌보다는 여자를 동등하게 존중하고 인정하며 내 성격과 맞는 사람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남자 말고 함께 있을 때 내가 너무 행복한 남자 말이다.

남자도 얼굴이 예쁘고 나이가 어려 주위 동성 친구들이 “와, 부럽다!” 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자기 성격과 맞는 여자를 만나는 게 장기적으로 더 행복할 것이다.

 

인상적인 구절: p.116 제대로 된 사람을 사귀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는 그와 함께할 때 자신이 변해가는 모습이 마음에 드는 것이다.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가장 좋은 모습을 찾고, 당신을 구해줄 사람이 아니라 함께 있으면 스스로의 모습을 좋아하게 만드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p.176 당신이 책을 읽으면, 아이들도 책을 읽고 당신이 TV를 많이 보면, 아이들도 그럴 겁니다. 당신이 세상에 봉사하면, 아이들도 봉사할 거예요. 따라서 모든 걱정을 털어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고의 자신이 되는 것이죠.

p.205 방관자로서 싸움을 지켜볼 때보다 ‘링에 올라’ 좋은 시합을 펼치는 것이 훨씬 큰 성취감을 안겨준다는 사실이다. 즉, 시합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졌다는 뜻은 아니다.

p.233에서 자신보다 나이 많은 여자 롤모델을 찾으라는 제목이 나오자 깜짝 놀랐다. 내가 요즘 생각하고 있던 일이라서! 여자 멘토들이 쓴 책을 줄줄이 읽고 있는 요즘은 바로 그 현상이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기 2주일 전 김미경 님이 쓰신 책을 읽었는데 이 책 뒷장에 추천사를 썼다는 걸 보고 놀랐다. 난 그걸 모르고 책을 샀는데 이 뭔가 연결된 느낌!

 

최근에 미국 팟캐스트를 듣다가 미국 여성이 28년 전에 자신이 직장에서 처했던 상황을 묘사하는데 그것이 놀랍게도 현재의 한국과 너무나 흡사해서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한국이 어느 정도 선진화되었고 이제는 충분히 중진국이라 생각하고 발전할 만큼 발전했다고 생각할 지 몰라도 여성의 현실은 미국의 30년 전과 같다는 것!

한국 여자는 미국 여자처럼 살 수 있으려면 앞으로 30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걸까, 설마?

진짜 죽기살기로 더 독하게 자기계발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전체적으로 이 책의 특징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미국의 전문직 여성들의 사생활이 예시로 등장하고 여성에 관한 재미있는 책과 영화가 자주 거론되어 여성에 대한 지식이 확장된다. 그래서 한 권을 읽었지만 여러 권을 읽은 느낌이다.

이토록 전문직 여성이 많이 등장하는 책도 드물 것이다.

아리아나의 인맥과 미국의 풍부한 여성 전문인력의 풀에 감탄한다.

미국의 여성들은 한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한 삶을 살기보다는 서로 연대하는 것을 택했구나.

그 동안 여성들은 개인적으로 학업과 직업에서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살아왔지만 경제력을 갖춘 이제는 여성들 간의 연대를 통해 정치력을 행사해야 한다.

아리아나가 돋보이는 것은 두 번째 그녀의 책처럼 '지도자의 역할'에 관심이 있었고 정치로 궁극적인 '여성 지도자'의 세계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지지부진한 성차별 환경은 개인과 자신의 가정만을 지키면 된다는 여자들의 좁은 시각과 소극적인 태도에도 원인이 있을 지 모른다.

자신보다 어리고 경력이 부족한 여자 후배를 끌어주고 밀어주는 사회적 연대와 여성간의 의리로 자신의 관심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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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하라, 나는 자유다 - 허핑턴 포스트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이 여성들에게 전하는 용기 있는 삶의 지혜
아리아나 허핑턴 지음, 이현주 옮김 / 해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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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돈 많은 여자를 불편해하는 이유>가 가장 궁금한 챕터였다. 결혼 후 전업주부가 된 여자에게 남편이 함부로 대하는 실화의 예는 너무나 진부했지만 동시에 너무나 자명한 현상임을 깨닫게 되었다. 전업 주부의 일의 가치는 중요하지만 경제력이 없을 때 동등한 권력을 갖기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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