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망 공부법 - 세계가 모셔 가는 인재로 만들어주는
조승연 지음 / 나비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 역시 일본 못지 않게 인텔리 의식이 강한 나라다.

또한 SKY로 대변되는 기득권 인텔리에 의해 컨트롤 되는 국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부모들의 교육열도 오로지 SKY에 넣기 위한 집착이기 마련이고

그 기대를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열망과 동일시하게 된다.

하지만 시대는 SKY만 갖고 되는 시대가 아니게 되었다.

SKY 중에서도 학과 간 격차가 커지게 되었고

SKY가 아닌 해외파, 그리고 동일 업종 외국인등 경쟁 상대가 확 늘어나 버렸다.

이전부터 우리나라의 인텔리 개념은 SKY에만 들어가면 저절로 주어지는 식으로 매우 좁았고

학벌 혹은 지식 이외에 교양의 필요성과 사회성은 크게 요구받지 않았으나

진작에 인텔리라 불리는 개념은 그저 학벌이나 기계적 지식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되었고

토털 인텔리의 개념이 필요했다.

 

이 책의 의미는

이전의 불완전했던 인텔리 상을

다시 제안했다는 데 있다.

인텔리라는 건 자고로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이다.

공부 뿐 아니라 취미도 다양하고 깊어야 하며

사람도 잘 사귈 줄 알고

책에서 뿐 아니라 사교로부터 얻는 것도 많으며

예술적인 감각도 길러야 한다는 등,

국영수 시험공부에 매몰돼 있는 현실에서

부모든 자식이든 시각을 넓혀주는 책이다.

유학파이기 때문에, 그리고 유럽 생활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사고이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국내에서 보낸 내가 보기에도

이런 주장은 합리적이고 크게 보아 통찰적이다.

우리는 어차피 7,80년은 더 살아야 되는 세대 아닌가.

이것이 시대의 흐름이라 동의할 수 있다면

빨리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젊은 나이에 상당한 스펙을 쌓은 저자와 대부분의 사람들은 갭을 느낄 수 있지만

약간의 자아도취적인 분위기도 청년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이해해주면 될 듯하다.

그의 말에는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물망 공부법이란 게 대단한 것은 아니고

그 방법론도 별 게 없지만

제일 중요한 건 책을 읽으면서 시야가 확 넓어진다는 데 있다.

SKY 중심이 아니라 세계 중심의 비전을 갖게 해준다.

 

별을 하나 뺀 것은

우리가 이준석과 같은 젊은 유학파 젊은이에게 느끼는 비슷한 결핍 때문이다.

한국에서 대접받기 좋은 스펙이긴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인텔리로 봐주기에는

너무나 서구를 동경하고 유독 한국 자체에 대한 애정이나 겸손, 지식이 모자란다는

중요한 결핍이 느껴져서다.

어쩌면 우리는 그에게 서구에서의 경험과 통찰력을 배울 수 있지만

그에게 역시 한국을 가르쳐줄 수 있는 입장인 지도 모른다.

아마도 독자들의 이러한 느낌을 공감하지 못하고 혹시 열등감으로 치부하는 저자라면

아마 소통력이 떨어지는 여느 우월주의적인 인텔리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성공은 대체로 개인적 성공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러므로 부러워할 수는 있지만

감동하거나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아닌 것 같다.

그가 냈다는 수많은 책에는

배움이나 지식에 대한 일종의 과시는 있지만

봉사나 헌신, 약자에 대한 연민과 같은 인간적인 면모와 사회에 대한 관심,

자신의 정체성의 근간을 이루는 한국에 대한 투자는 보이지 않는다.

그는 어쩌면 자신이 제안하는 토털 인텔리가 되기에는

이런 이유로 부족한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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