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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인도 - 베리타스 지평선 시리즈
에드워드 루스 지음, 최준석 옮김 / 베리타스북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미국 유학 중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친한 친구가 된 것은
미국인이 아닌 미국으로 먼저 유학 와 있던 인도인 친구였다.
그간 한국에서 사귄 인간관계를 통틀어 봐도
베스트 프랜드 역시 그 사람이 되었다.
이것은 그냥 우연은 아닐 것이다.
그 사람 자체가 성격이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고 똑똑하고 성실하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즐겨서 주위에 사람이 많은 것도 있지만
인도의 문화는 한국의 문화와 닮은 점이 많기 때문에
잘 통했다고 본다.
가족과의 유대가 질긴 것, 윗사람을 공경하는 전통, 집단적인 모습, 이런 모습들이
더욱 더 미국인들과 도드라지는 차이점으로 발견할 수 있었고
한국과 닮았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때는 학업과 생활로 너무 바빴나,
정작 인도에 대해 알아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 그와 빈번하게 연락을 재개하게 되면서
어느 때보다도 강렬하게 인도를 알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어
무작정 지식을 흡수하고 있는 요즘이다.
야후 인도 (http://in.yahoo.com) 를 방문해 본다던가
캘커타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테레사 수녀의 영화를 본다던가
이 책을 산 것도 그것의 연장이었다.
처음에 책이 왔을 때 넘겨보고는 헉 했다.
약간 조악해 보이는 표지 때문에 내용이 쉬울 줄 알았는데
아주 진지한 체험과 통찰로 이루어진 분석적인 책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워낙 인도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어서일까
간간이 반복해서 읽어야 하지만
이제까지 이름만 알고 있던 간디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처음부터 다른 나라였던 줄로 알았던 파키스탄과 인도가
불과 몇 십 년 전에 분열된 국가라는 것 등
지식을 흡수하는 느낌으로 무척 흡족하다.
또한 저자가 인도에 대해 집필하기 위해 접근하는 방식이
인도의 모순도 묘사하는 등
저널리스트답게 내내 인도를 미래의 강대국으로 찬양만 하는
단순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이 더 마음에 든다.
특히 평소 구독하는 한국경제신문에서 보면 늘 인도는 무엇이든 발전하고 펀드 투자가 유망한
브릭스 중에 한 곳이라는
긍정적인 내용 일색이기 때문이다.
단지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사람과 문화, 역사를 통틀어 인도를 바라보는 게
인도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각 페이지에 줄을 많이 그으며 보고 있다.
그만큼 가치있는 내용이 많다는 증거이리라.
내 무지 탓에 처음 접해서 인상적인 내용이 많다는 것도 한 이유겠지만.
비록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저자의 영국식 유머는 미소를 짓게 한다.
"몸집이 작고 더벅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칠순 나이의 대통령은 말했다" 라는 부분을 읽고
압둘 칼람을 검색하고 그의 사진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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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핫 하고 웃기도 했다.
이 내용이 얼마나 사실인 지, 정작 인도인 친구는 어떻게 생각할 지
나에게는 확인할 특권이 있다는 게
이 책을 더 생생하게 읽게 만드는 원동력인 듯 하다.
한 가지 단점은,
이 책의 원서도 함께 주문했는데
원서에는 사진이 있는데 번역서에는 사진이 없다는 것이다.
사진이 얼마나 중요한 건데...
왜 뺐을까?
그 점이 아쉽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자와할랄 네루가 어떻게 생겼는지,
인도의 풍경은 어떠한 지 사진이 있어야 그 내용을 진정으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진이 없는 점은 좀 보완이 됐으면 한다.
그 점만 빼면
에드워드 루스라는 이 작가는
유머감각이 있고 통찰력도 있어서
책을 읽을 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