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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이상한 나라 - 꾸준한 행복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심리 여행
송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평점 :
책 표지에 써있는 “꾸준한 행복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심리 여행”이라는 문구를 봤을 때
힐링 에세이 또는 설득력 있고 명쾌한 분석과 해답 같은 것, 감성적인 요소를 다룬 내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하는 짐작과 기대를 했었다.
책 페이지를 넘기면서 내가 원하던 방향과는 다소 다른 듯한 느낌도 들었고 솔직히 지루한 부분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이 책에서 얻은 것이 없지는 않았다.
우선적으로 차례를 훑어보니 솔깃한 주제들이 가득하였다.
내 속마음을 훔쳐보는법, 마음 측정하기, 자기방어 깨뜨리기, 책임지거나 비난받기 싫을 때..등등.
위에 열거한 주제들은 전부 '1부 나 들여다보기 연습'에 해당하는데
여기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의 문제점은 어떻게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힌트를 조금이라도 얻는데 도움이 될까, 내심 궁금하였다.
'그 인간이 해고까지 당하면 내 죄책감은 70을 넘어서겠네. 경고 조치로 망신을 당한다면, 시원한 느낌이 80은 되겠지만 죄책감은 거의 10도 안되겠는걸. 난 감정적으로 그쪽이 더 편하겠어.'
이렇듯 감정의 자세한 분화와 수치화는 자신의 마음을 매우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해주어, 여러 가지 상황에서 더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p.35)
부모는 평소 사회적 지위, 집, 돈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 계속 언급해왔고. 그 외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노골적인 말을 한 적은 없지만, 오랜 세월 쌓인 부모의 말들과 생각이 엄청난 부담감으로 이 청년을 짓누르는 것이다. (중략...) "한번 상상해보세요. 20년 이상 부모가 당신에게 한 기대들이 쌓여있는 모습을. 몇 미터나 될까요?" (p.37)
자신의 감정을 점수로 수치화시켜 관찰하고 납득할 수 있다는 것이 참신하게 다가왔고, 좀더 확실한 결론을 내리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특히 애매모호한 감정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난감해 줄곧 골머리를 앓는 나같은 사람한테는.^^; 또 그동안 나에게 쌓여있을 부모의 기대라는 것을 수치로 측정해볼 생각은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선 감탄스럽기도 하고 실제로 시도해볼 필요도 있겠다싶다.
그리고 '내 말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의 의견을 종이에 적고,
주어를 다른 사람, 그것도 '본인과 사이가 나쁜 사람'으로 바꾸어 생각해보라는 것도 괜찮았다.
행동으로 옮기기에 어렵지 않을 것 같고, 실제로도 활용해볼 생각이다.
그다음에는, '제2부 망치가 필요한 순간'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상대와의 대화를 단절시키는 말투는 그 외에도 많다. "그건 아니죠"같은 단정적인 말투라든가, 말의 핵심은 피하고 말꼬리를 잡는 행위, 과도할 만큼 상대에게 적대적인 태도, 미래에 대해 논의하자는데 "친구 중에 미래라는 애 있는데"라며 농담을 해버리거나, 모두 진지한 분위기인데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어 방해하는 것 모두 자신을 방어하려는 행동들이다. (p.66)
자기 자신이 방어를 하거나 저항하는 포인트를 알기 위해서는, 평소 자신의 사소한 감정들에 예민해질 필요가 있다. 타인과 대화할 때 약간 말하기 불편한 주제, 대화하기 어색한 주제, 상대의 놀림에 순간 발끈하는 지점을 놓치지 마라. (p.73)
실제로 겪어본 적이 있거나, 낯익은 말투가 있어서 '엇?!'하고 반가워질 뻔했는데, 모두 자기방어에 해당하는 행동들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아닌, 소소해보이는 대화에서조차 숨겨진 심리를 추리해내는 재미가 있어 좋았다.
개인적으로 제일 재밌고 유용했던 부분은 '3부 마음의 영토를 한 뼘 더 넓히려면' 이었다.
머릿속의 "이렇게 하라" 혹은 "그렇게 하지 말라"는 울림들에 저항하라.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스스로 경험하고 결정하라. 이로써 나는 나다움을 획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p.239)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같은 물건에 대해서도 "맛있겠다"에서 "맛없겠다"로 금세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훈련은 자기 마음의 변화를 예리하게 느끼게 하고, 사물의 다양한 측면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며, 우리의 판단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깨닫도록 도와준다.(p.256)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부분들을 다시 생각하게 되어, '나'를 알고 발견할 수 있는데에 있어서 유익한 참고가 되었다.
p.259에서 다루는 내면의 긍정적인 부분을 발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준 것도 도움이 되었다.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긍정적인)작은 것을 놓치지 말 것. :자기 자신 칭찬하기.
2.부정적인 생각을 다시 부정해 볼 것. (생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릴 것) : 집요할만큼, 끝에 긍정적인 말을 추가하기.
3.타인의 장점을 찾아보려 할 것. (p.259~p.260)
책을 읽으면서 간혹가다가 무슨 말인지 난해하거나 정리가 되지 않아 몰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도,
꼭 납득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읽으니 부담이 덜하게 수월히 읽혔기에 별 문제는 없었다. 이 책을 읽을 때 알고자 하는 대상을 '나'로만 한정짓지 말고, '다른 사람'의 심리를 즐겁게 탐험 해보자는 생각으로 읽는 것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