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해 사회가 개별 구성원들에게 집단적으로 횡포를 부린다고 할 때 그것은 정치적 권력 기구의 손을 빌려 할 수 있는 행위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는 스스로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한다.
이처럼 사회가 그릇된 목표를 위해 또는 관여해서는 안 될 일을 위해 권력을 휘두를 때, 그 횡포는 다른 어떤 형태의 정치적 탄압보다 훨씬 더 가공할 만한 것이 된다. 정치적 탄압을가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웬만해서는 극형을 내리지 않는 대신, 개인의 사사로운 삶 구석구석에 침투해, 마침내 그 영혼까지 통제하면서 도저히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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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도덕과 인간을 둘러싼 각종 문제에 대해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온갖 논리를 동원해서라도 자기주장을 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이런 생각을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 즉 자유 토론을 거부하는 자들은 시중의 보통 사람이 자세히 알거나 이해할 필요가 없다고 강변할지 모른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궤변을 늘어놓는다. 보통 사람들은 잘못 인도되지만 않으면 충분하다. 별 생각 없는 일반 사람들은 진리의 분명한 근거만 배우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권위 있는 전문가들을 그냥 믿고 따르기만 하면 된다. 스스로 이런저런 어려운 문제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능력이나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아는 이상, 특별히 훈련받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그런 문제에 대해 잘 대처해왔고 또 앞으로도 그러리라고 안심해도 좋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진리에 대해 최소한의 정도로만 이해하게 되어도 쉽사리 만족한다.  - P76

답변을 요구받는 문제가 자유롭게 거론되지 않으면 어떻게 답변을 할 수 있겠는가? 또는 비판을가하는 사람들이 그 답변이 불만족스럽다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그것이 만족스러운지 어떤지 어떻게 알수 있겠는가? 일반 시민은 모르지만 적어도 이러한 어려움을해결해야 하는 철학자나 신학자들은 문제의 핵심에 대해 소상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가장 자유로운 상황에서마음 놓고 토론을 벌일 수 있을 때나 가능하다.  - P77

기존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그에 대해 자유 토론을 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부작용이 그저 사람들이 그 주장의 근거에대해 잘 모르게 되는 것뿐이라면, 자유 토론을 하지 않는 것이 지적 측면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도덕적으로는 크게 해를주지 않을 수도 있다. 또 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면에서 볼때 그 주장이 갖는 가치에도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유 토론이 없다면 단순히 그 주장의 근거만 아니라, 그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도 모르게 된다. 그 주장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특별한 생각을 담아내지 못하거나, 아니면 처음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의 일부분만을 옮길 수 있을 뿐이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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