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647층, 높이 2408m, 바닥의 가로 세로가 각각 5㎞에 달하는, 50만명이 살고 있어 하나의 도시를 그대로 옮겨온듯한 거대건물인 '빈스토크'(beanstalk).라는  초대형 건물을 배경으로 쓴 이 소설의 가장 커다란 특징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드는 독특한 설정으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뒤집어 보고 있다는 점이다. 환타지 소설의 특징중에 하나를 들자면 마법같은 공간이나 시간을 초월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봄직한 시간여행이라는 것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의 SF소설에 보면 물질의 존재마저 불확실한, 물질의 최소 단위인 플랑크 수준에서는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가정들이 많이 나오는데 현재도 200층정도의 빌딩을 올릴 수 있는 건축기술을 가지고 있는 인류가  앞으로 몇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빈스토크'라는 거대건물을 만들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 건물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현실에서 부촌과 빈민촌이 갈라져 있듯 빈스토크에도 부유한 층과 빈곤한 층이 나뉘어져 있고 현실을 꼬집는 풍자는 시원하다 못해 통쾌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그가 1960년대에 활동한 지적인 요소를 많이 소유한 작가라는점과 50년이라는 시간의 격차에도 불구하고 그 느낌자체가 비슷하다니 인간의 사는 모습은 시간에 구애됨이 없이 반복되어지는것 같다. 책속에 등장하는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그의 이야기는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있는 매력을 유감없이 발후하며 유쾌함으로 가득찬 어딘지 모르게 진지한 구석이 느껴지는  소설이라는 점에서는 일본의 SF소설의 선구자적인 ' 호시 신이치'의 풍자 SF소설과 많이 닮아 있음을 느꼈다.

문학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간략함을 가지고 우리 주변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을 법한  독특한 세계를 그려냄과 동시에, 있을 법한 미래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로 옮겨놓는 그의 SF는 다르다. 이 소설 '타워'는 SF, 사회부조리에 대한 유쾌한 페이소스, 블랙유머 등 동화같은 이야기들과 현실세계를 오가며 짧지만 아이디어나 상상력등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손색없는 작품들로 어떤 고정관념에도 구속받지 않는 열린 결말을 통해 읽는이로 하여금 지적 유희를 한가득 안겨주고 있다. 사회과학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를 통찰해 보며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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