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관객 - 미디어 속의 기술문명과 우리의 시선
이충웅 지음 / 바다출판사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책이 두껍지 않은 만큼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문명의 관객'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책은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애기한다. 평소에 관심을 가진 주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책으로 이 책은 과학기술 안에 숨겨진 우리의 욕망과 그리고 '희망'과 '낙관'이 주도하는 과학기술 담론 안에서 '비관과 슬픔'을 이야기하는 책이다.인터넷과 신문, 방송, 성형의 시대에 어울리는 몸을 관리하는 방식에 있어서의 '계급적' 성격으로서의 다이어트문제, 광우병문제, 태안 기름유출 사건을 보는 시각 등 대한 담론들이다. 책 후반부 광우병 논란에 대한 성찰과 블로그, 그리고 인터넷에 대한 담담한 얘기들이 참 좋다. 나도 모르게 무한 발췌를 하고 있을 만큼.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알게 되며, 인터넷은 점점더 사람을 '구경꾼'으로 만드는데  시체를 가지고 만들어 낸 〈인체의 신비〉 전에서의 ‘에코르셰’들에 아이들의 시선이 어디에 가 머물지 상상하기는 어렵다며 “미취학 아동 3000원”이라는 〈인체의 신비〉 전에 대한 생각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의 기존 우주 관광 프로그램과 다를 게 없는 일정인 탓에, 가능한 한 최소한의 동작으로 빠른 시간 안에 해치울 수 있는 간단한 실험 18가지 항목을 삽입했다거나 이벤트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인들은 “라면과 김치가 가장 인기가 있어요!”라는 따위의 시시콜콜한 소식을 듣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우주 과학’이 보여 준 것은 ‘자긍심’과도 무관한, 이미 진부해져 버린 ‘스펙터클’이었다. 는  '한국 최초의‘우주인’에 관한 이벤트성에 대한 이야기는 읽으면서 내가 생각하던 생각과 너무도 닮아 있기에 통쾌하기 까지 했다.

 

이 책은 뭔가 '보여 주기 위해' 애쓰는 온갖 영상물들과 뭔가 보기 위해 모여드는 '구경꾼'으로서의 우리 사이에서벌어지는 풍부한 의미작용들을 그려 내고 있다. 과학기술과 관련한 대중적 이미지를 구성하는 데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영상물과 기타 시각적 자극들이나 그와 관련된 담론에 관한 것이 그 대상이다. 그것들은 당연히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로 채워진다.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뉴스 보도 화면, 보도 사진, 전시회, 성형수술, 비만, 다이어트 등 몸과 관련한 담론, 블로그, UCC 등의 모든 것들이 소재가 된다.('들어가는 말' 중에서)

 

이 책의 장점은 ‘과학기술 담론의 성격’과 관련하여 철저하게 한국적 상황에 천착해 있다는 점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사유가 참으로 깊다는 느낌뿐만 아니라 글을 참 잘 쓴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사회구성원들과 사회조직의 정보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의 결과로 미디어 발달했다. 미디어 기술의 급성장에 영향을 미친 전통적 커뮤니케이션 기술로 전화, 텔레비전, 컴퓨터가있다. 그러나 매체의 발달은 미디어의 융합을 불러 일으켰다.  미디어 융합이란  디지털 미디어와 같이 하나의 미디어 시스템 내에서 각종 상이한 정보유형이 수렴되고, 정보유통이 단일한 채널을 통해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이러한 융합의 현상은 앞으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며 그 융합의 폭도 넓어질것으로 예되어진다. 관객의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은 특정한 집단에 의해서 만들어진 미디어일 뿐인가,아니면 굳이 그 가리개를 인식하지 않으려는 관객들인가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지나치게 오락물에 몰입하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무관심해져 사회적 혹은 정치적 참여를 외면하는 문화적 우민화라는 분명한 역기능도 존재한다. 이 책의 순수한 문화 비평에 대한 글들은 참으로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보면 시원스럽게 비판한 내용들로써 다음에 나오는 저자가 낼 책에서는 지금의 방송프로그램중에서도 천편일률적으로 질이 낮아진 오락프로들에 대한 시원한 문화적 해석을 내려주는 글들을 실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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