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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윤영무 지음 / 브리즈(토네이도)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작년인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우아한 세계'라는 제목의 영화를 보았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요즘의 가장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가족애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조금은 특이한 한국적인 가장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조폭이라는 일 뿐만 아니라 가장으로서의 역할 모두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조금은 독특한 대한민국 가장의 비애를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조폭 가장’은 보통의 샐러리맨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의 삶은 내버려둔 채 가족들을 위해 뛰고 또 뛰지만 가족들은 그를 그저 무식한 가장으로 가족들의 생활만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만 인식할 뿐 살갑게 대해주지 않는다. 주인공의 큰소리는 때때로 비겁하고, 엉뚱하기도 하고, 체면치레이기도 하고, 거짓이기도 하다. 조직폭력배라는 조금은 특이한 가장으로서 대한민국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특별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이 영화는 그리고 있었다. ‘남자는 곧 죽어도 큰소리친다. 그러나 아버지는 눈물겹게 큰소리친다’ 는 이 책의 구절을 떠오르게 하는 영화로 대한민국의 아버지라는 존재를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다.
대한민국에서 삶이 고단하지 않은 남자는 없다며 이 책은 철저하게 남자들의 일상에 살아있는 깊은 속내를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남자들에게 생계부양의 책임자로서 가장의 역할만 요구하던 시절과는 달리 요즘 세상은 여러모로 엄청나게 힘들어졌다. 그것이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심해졌다고 본다.특히 대한민국의 40대는 정말 피곤하다. 한 가정의 부모로서 자식을 뒷바라지하고 노부모의 보호자이기도 한 40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고 더 앞서 가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오늘도 치솟는 물가로 대학등록금이 1년에 천만원씩하는 이 시대와 당장의 사교육비등을 생각하며 한숨짓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대부분의 40대들이다. 갈수록 수명이 길어지고 있다. 몇년전 부터 사오정과 오륙도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사오정은 45세 전후, 오륙도는 56세가 되어도 은퇴하지 않으면 도둑놈 소리를 듣게 된다는 우스개 소리이지만 결코 웃을 수 없는 현실이다. 저자의 말처럼 이제는 고령화사회에도 대비하여야 할 시대가 도래하였다. 최근의 사회의 분위기는 제2의 인생 즉, 은퇴후의 삶까지도 준비하여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바란 것이기도 하지만 막상 닥치고 보면 그저 좋아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자칫하면 길고 지루하고 초라한 노년을 보내야 한다. 요즘 동향을 보면 55세가 되면 정년퇴직을 해야하고 60대가 되면 크고 작은 병을 가지고 여생을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앞으로30~40년을 살아야 하는 것이 오늘날의 40대인데, 긴 노후에 대한 준비는 벌써부터 했어야 했다.
"나는 누구인가?” 늘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솟아나는 가장 근원적인 물음이다. 남자로서 누구나 훌륭한 남편이고 싶고, 멋진 능력있는 아빠이고 싶다.그러나 세상의 잣대는 너무 높은것이 현실이며 가장들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듯한 심리적인 압박감을 안고 오늘도 살아간다. 그러나 단 하루를 살더라도 남자로서의 자존심만은 잃고 싶지 않은것이 남자의 마지막 절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힘빠지고 사는것이 점점어렵게 느껴지는 남자들의 어깨를 따듯하게 보담으며 위로해 주며 힘을 주고자 한다. 한집안의 가장이기 이전에 남자로서의 존재감을 찾는일이 더 우선적인 것으로 인생40대는 삶의 절반정도를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운동경기로 치면 전반전이 끝나고 인생 후반전으로 접어든 축구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라고나 할까..축구뿐만 아니라 인생도 전반전보다 후반전이 더 중요하다. 마흔을 넘었다고 인생의 내리막길이 시작된 게 아니다. 축구나 삶이나 하프타임은 숨 고르기와 후반 역전을 노리며 새 판을 짜는 귀한 시간이다. 그렇다 40대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인생의 하프타임 즉 후반전을 시작하는 출발선인 것이다.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는 조각배같다는 느낌을 가지고 사는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힘내라며 꼭 읽기를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