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브릭스 일러스트레이터 3
니콜레트 존스 지음, 황유진 옮김 / 북극곰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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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서평이벤트로 도서만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이번에 북극곰 출판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 시리즈 3번째 작가 이야기로 <레이먼드 브릭스>가 출간되었습니다.

레이먼드 브릭스의 작품들이야...워낙 많은 책들이 우리나라에 출간되어 있고, 특히 <눈사람 아저씨>는 크리스마스 때 고정 책이자 영화이지요. 화면과 아름답게 어우러졌던 영화 주제가 <Walking in the air>는 그 첫 소절만 들어도 뭔가 아련해지지요.


일러스트레이터 시리즈는 작가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풀어내줍니다.

레이먼드 브릭스의 경우, 대중들에게 아름답고 서정적인 색연필 그림의 작품들로 유명하지만, 사실 그의 작품들을 보다보면 당황스러울 정도로 솔직하고 현실 비판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는 책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책들이 나오게 된 배경을 그의 성장 과정과 풍부한 도판 자료들을 통해 풀어내줍니다. 저자 니콜레타 존스는 어린이 책 편집자 출신으로 2003년 레이먼드 브릭스의 작품 선집 <블루밍 북스>를 출간했습니다. 이러한 경력때문인지 이 책에는 그림책 삽화의 설명이 풍부하고 더욱 내밀합니다.


작가 레이먼드 브릭스는 우유배달부였던 어니스트 브릭스와 에델이 결혼한지 4년만인 1934년에 태어납니다.

어쩌면 그림책 작가 이야기 중에 가장 유명한 부모님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인생이야기가 레이먼드 브릭스의 작품 <Ethel & Ernest>(1998년 출간) 속에서 생생하게 그려지거든요.

자신의 부모님 이야기를 담은 책 <Ethel & Ernest>(1998년 출간)이 2016년 영화화 되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작가의 부모님, <에델과 어니스트>와 살던 집, 전형적인 영국의 플랫하우스가 보입니다.

부모님의 집은 <산타할아버지> 그림책에도 나온답니다.(산타 할아버지가 걸어가는 지붕, 그 집이에요.)


안정된 직업을 택하길 원했던 부모님 바람과는 달리 자신이 하고픈 미술의 길을 택한 레이먼드 브릭스의 초기작품들이에요. 1967년에는 <Mother Goose Treasury>로 한 해동안 출간된 그림책중 가장 우수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수상하는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업적은 그림책에 만화를 접합시켜 하나의 장르로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레이먼드 브릭스는 1973년 <산타 할아버지> 책으로 두 번째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수상합니다.

부모님의 죽음과 아내 Jean의 투병과 죽음.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을 겪으며 작업을 통해 고통을 잊고자한 레이먼드 브릭스의 노력이 수많은 컷 속에 담겨 있습니다. 그 속에는 투덜투덜대지만 따스한 마음씨의 산타 할아버지가 전형적인 성인이 아니라 그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따스한 모습으로 살아있습니다.

곳곳에 투박하지만 정겨운 유머도 살아있구요.


그 다음에 작업한 책들에서 그의 괴짜같은 면모가 가득 보여집니다.

세상의 더러운 모든 것을 다 보여주겠다 싶은 <괴물딱지 곰팡씨>.

읽어주다보면...속이 메쓰껍고 보는 눈이 괴로울 지경.

작가도 작업하기 괴로웠을까요?

그 작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만들어낸 작품이 희고 깨끗한 순수한 이야기...그러나 슬픔을 담고 있는 이야기.

<눈사람 아저씨>랍니다.

이 작품으로 전세계 어린이와 어른의 사랑을 듬뿍 받는 작가가 되지요.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면 영국 각 가정의 TV에 방영되기도 합니다.

거기에 거칠것 없는 사회 비판, 정치 비판까지.

레이먼드 브릭스의 작품은 그림책은 단순히 아이들이 보는 책이야 라고 속단하고 무시하는 사람들을 향해 충격을 던져 주지었지요.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묵직한 메시지를 남기는 글과 그림의 힘.

그래서 그가 더 사랑받는 지 모르겠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시리즈 <레이먼드 브릭스>는 그의 삶 이야기와 작품 제작과정에 얽힌 이야기들을 풍부한 도판 자료와 함께 잘 풀어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그러하듯...읽다보면 작품들을 찾아와서 펼쳐보게 됩니다.

아마도 작가론 책들의 의미가 그런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림책을 보면서 작가의 삶이나 제작과정, 얽힌 이야기들을 하나도 몰라도 아이와 함께 읽고 웃거나 작품의 감동을 느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지만...

작가의 삶과 시대상, 그 뒷이야기를 알고 나면 책 속으로 한 발 더 들어가 내가 함께 그들과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요. 특히나 시대 배경을 가지고, 인간의 삶을 담고 있는 책들은 더 그러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일러스트레이터 시리즈의 <레이먼드 브릭스> 책은 저에게 참 귀한 책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쉬운 점

그림책작가를 주로 한 일러스트레이터 시리즈의 독자가 누구일까 생각했어요.

작품을 좋아하는 작가의 팬? 혹은 그림책을 좀더 공부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지 않을까? 이 책을 통해 작가의 다른 작품을 더 찾아보고 사랑하게 하는 마중물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1.작품명의 우리말 번역

책 안에 표기된 모든 책들 제목이 원어 표기없이 우리말 책제목으로만 표기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아쉬움은 뒤에 실린 도서목록에서도 더해집니다.

책 제목을 원어 명기 없이 수록하다보니...우리나라에 출간되지 않은 책들은 원어 제목이 뭘지 추측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별도로 검색하지 않으면 보기 힘들게 되어 있지요.

2.참고자료로서의 아쉬움

이런 작가론의 책은 나중에 작가론을 공부하게 될 사람들에게 귀한 참고 자료가 됩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 그림책 작가론을 심층적으로 담아낸 책들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북극곰 출판사 일러스트레이터 시리즈에 애정을 쏟아붓는 이유가 이것이기도 한데요.

책 뒷 부분에 인터뷰 자료들 출처표기나 참고 도서 역시 우리말로만 표기되면 저 자료는 사실 검색하는데 있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제목, 인터뷰어, 언론사 명칭 전부다 원어 표기를 찾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원어 표기 부분을 좀더 신경 써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북극곰 출판사가 번역과정에서 우리말 번역에 굉장한 애정을 갖고 노력을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자료로서 생각한다면 우리말 번역과 함께 원어 병기가 더 적절해보일 듯합니다.)

현재 영국 Thames & Hedson 출판사의 일러스트레이터 시리즈는 계속 작가들을 더해 출간되고 있습니다.

북극곰 출파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주시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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