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 가득한 주머니 - 디즈니 색의 마법사 메리 블레어 이야기 함께자람 인물 그림책 시리즈 3
에이미 굴리엘모 외 지음, 브리짓 배라저 그림, 양진희 옮김 / 함께자람(교학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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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매일 기다리던 시간이 있었지요.

온 가족이 모여서 보던 주말의 명화 시간과 디즈니 만화였어요.

특히 디즈니 만화는 예쁜 화면과 음악, 그리고 환상적인 이야기로 제 맘을 사로잡았지요.

결혼해 아이를 키우며 함께 바라본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아이도 매료시키고 어른인 저를 다시 한 번 동심의 세계로 인도했답니다.



그림책 한 권을 통해 제 어린 시절 추억 만들기가 한 사람의 빛나는 색채와 노력이 있어 가능했음을 알게 되었어요.

디즈니사의 컨셉아티스트 였던 메리 블레어 이야기입니다.


세상 속의 색깔들을, 풍경들의 색채를 꼬옥 꼭 자신의 색 주머니안에 '색을 모으는 아이'가 살았어요. 아이는 자라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에 취직을 하게 되었지만, 검은색과 흰색에 익숙하던 사람들은 메리 블레어의 무지개빛 세계에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하지만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설립자 월트 디즈니는 달랐지요.

메리 블레어는 월트 디즈니와 삽화가들과 함께 남아메리카로 스케치 여행을 떠납니다.

그녀는 남아메리카의 강렬한 풍경과 화려한 색에 매료되었고 그것들을 그녀의 색주머니 안에 담아내려 애썼답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에서 모아온 화려하고 대담한 색들을 디즈니 영화에 담아내었지요.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신데렐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피터 팬> 이랍니다.

그녀는 디즈니 스튜디오를 떠나 그림책, 광고, 출판, 무대 디자인등 더 넓은 세상에 그녀의 색들을 풀어놓았어요.

사람들에게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알려주는 멋진 놀이 기구를 만들고 싶다는 월트 디즈니의 제안을 받았지요. 그녀의 색깔 주머니 속의 색들은 놀이기구가 되고, 벽화가 되고 인형이 되어 그녀를 세계 곳곳으로 데려다주었어요.

월트 디즈니와 메리 블레어가 만들어낸 "잇츠 어 스몰월드(이것은 작은 세계)'였지요. 그녀는 색으로 만들어진 그녀의 세상을 실현시켰답니다.



에이미 굴리엘모, 재클린 투르빌 글작가와 브리짓 배라저 그림작가 트리오가 메리 블레어의 삶을 아름답고 재미난 이야기로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책 뒷부분의 <메리 블레어에 대하여>란 정보 페이지를 통해 메리 블레어의 삶과 그 당시 영화와 출판, 문화예술 전반에서 펼쳐진 그녀의 영향과 공적에 대해 자세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메리 블레어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고, 궁금증에 삶과 작품들을 찾아보게 되면서 글작가와 그림작가가 메리 블레어의 삶을 책 속에서 참 충실하게 구현해냈구나 하고 감탄을 하게 되었답니다.

아마도 글 작가 두 사람의 꿈이야기가 메리 블레어의 삶과 겹쳐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을 통해 한 인물의 삶을 통해 한 디자이너의 끈기와 열정에 대해 배울 수 있고, 시대를 담은 , 예술가의 작품을 담아낸 아름다운 삽화로 예술 교육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은 디즈니 영화들을 통해 그 시절로 추억 여행을 해보시길요.


저에게는 메리 블레어가 화려한 색의 일러스트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몇 가지 면에서도 특별하게 다가왔답니다.

'셀룰로이드천정'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영화 산업의 유리천정을 일컸는 말인데요. 영화 필름의 재질인 셀룰로이드를 빗댄 말이에요.

셀룰로이드 천정은 수많은 영화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창작 작업이 아닌 이러한 수백, 수천 장의 동작선을 만드는 셀 카피작업에 투입되거나 주요 창작작업에서 배제되는 현상을 말하는 단어이지요.

메리 블레어는 그러한 셀룰로이드 천정을 뚫고 놀라운 재능으로 자신의 세상을 알리려 노력한 사람이었답니다.

당시 영화계는 흑백영화의 성공에 취해있었고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는 '나인 올드맨'의 주도하에 운영되었지요. 나인 올드맨에게 메리 블레어의 상상력에 기반한 색조와 기하학적이고 그래픽적인 삽화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이었지요. 메리 블레어는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다양한 색채와 현대적인 분위기의 작품세계를 펼칠려고 노력을 했지요. 그래서 1941년 '엘그루포' 스케치 여행에 적극 참여했답니다. (그 당시 참여를 위해 월트 디즈니에게 자신의 의사를 적극 전달했고 그 결과, 유일한 여성참여자였답니다.)

보고 배운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기 위해 맹렬히 노력했지요.

그리고 그것들을 폭발적으로 10년간 디즈니 영화 속에서 컨셉 아티스트로서 창작활동을 통해 발산하였지요.

그녀는 과거 수채화 작업에서 벗어나 구아쉬와 템파 사용을 통해 폭발하는 듯한 색감으로 환상의 세계를 디즈니 영화에서 구현해냅니다.

이렇듯 메리 블레어가 보여준 노력과 리더쉽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답니다.


컨셉아티스트 라는 직책은 영화나 극을 만들려고 할 때 그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 캐릭터, 주된 색조를 결정하는 일을 한답니다. 컨셉아티스트가 그러한 것들을 만들어서 영화 내용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제시하면 일러스트레이터가 그것을 하나의 지침으로 삼아 좀더 상세한, 각각의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어찌보면 스크린 뒤에 숨어있는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꿈의 씨앗, 상상력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라 할 수 있지요. 컨셉 아티스트는 캐릭터들이 잠재적으로 어떤 모습일 수 있는가, 다양한 아이디어와 색조, 디자인들을 제시하지요.


1940년대 디즈니 상에서 일했던 메리 블레어는 밤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신데렐라, 피터팬 등 그 외 다수의 작품에 컨셉 아티스트로 참여했답니다.

어쩜 메리 블레어의 가장 큰 공로이지 않을까 싶어요.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영화의 오프닝에 등장하는 성. 음악이 저절로 귀에 들리는 듯 하지요. 그 성의 이미지를 만든 사람이거든요.

여러 분이 알고 계시는 신데렐라의 성, 드레스 만드는 장면, 호박 마차까지...모두 메리 블레어에 의해 탄생한 것이었지요.

1978년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 당시 시대를 뛰어넘는 현대적이고 그래픽적인 디자인들은 후대 디자이너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답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 때 "메리 블레어의 작품들부터 살펴봅시다."라는 말을 할 정도였지요.

픽사의 "UP" 영화의 피트 닥터 감독이 풍선을 매단 집의 아이디어를 메리 블레어로 부터 얻었다며 공개적으로 존경을 표하기도 했지요.

1991년에는 디즈니 레전드로 선정되었고 1996년엔 국제 애니메이션영화협회가 윈저 맥케이상을 수여했지요.

지난 2011년 10월 21일, 구글은 메리 블레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두들을 만들기도 했다지요.

그렇게 세월을 뛰어넘어 그녀의 환상세계는 이어지고 있답니다.

또한 그녀는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1953년 디즈니를 떠나 새로운 세계로 활동을 하게 되고 국제 박람회 유니세프를 위한 전시관(후에 '잇츠어스몰월드' 놀이기구가 된 시설을 디자인하는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답니다.

그녀의 놀라운 도전은 높이 27m 높이에 달하는 타일 벽화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기도 하지요.

메리 블레어는 단순히 거대한 댐처럼 보이는 무미건조한 건물벽에 그랜트캐년의 광대한 대자연의 풍광과 그 속의 사람들을 한 편의 예술작품처럼 펼쳐놓아 거대한 기념비로 승화시켰답니다.

그러한 건축 작업을 통해 종이 위에 구현되던 꿈과 환상은 사람들에게 현실세계로 더욱 가깝게 다가오게 되었답니다.


또한 각별히 다가오는 것은 월트 디즈니와의 관계였어요.

월트 디즈니는 메리 블레어의 신선하고도 매력적인 색체와 환상적인 세계에 매료되었답니다.

사실 '잇츠어스몰월드'는 처음 시작이 놀이기구가 아니라 1964년 퀸즈의 세계 박람회의 유니세프 파빌리온을 위한 것이었지요.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자본도 여유롭지 않았고, 1년도 남지 않은 시간도 큰 압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월트 디즈니는 아이들을 위한 꿈과 환상도, 세계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메시지도, 외적인 아름다움도 포기할 수 없었지요. 그는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로 메리 블레어를 택한 것이지요.

이 파빌리온 성공으로 디즈니랜드의 놀이시설로 이어진 것이랍니다.

메리 블레어의 '잇츠어스몰월드'는 지금도 세계 어린이의 사랑을 받고 있지요.

긴 인생에 있어서 서로가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큰 행운이자 행복이지요.


참 이 그림책도 그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답니다.

글작가들 스스로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글작가 두 사람은 오랜 세월 작가가 되고픈 꿈을 위해 노력하던 사람들이었지요.

어려움에 빠질 때 끝까지 자기의 개성을 포기하지 않고 자기의 색깔을 지켜낸, 그리고 꿈을 향해 나간 메리 불레어의 인생과 작품에 매료되어 그녀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답니다.

자신들 처럼 메리 블레어의 이야기를 통해 꿈을 찾고 지켜나가길 바라는 맘에서죠.

그리고 이 두 사람 역시 3살 때부터 동네 친구로 만나 서로의 글쓰기를 격려하고 이끌어준 사이좋은 친구랍니다.

메리 블레어와 월트 디즈니처럼 서로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사이라는 군요. ^^

이러한 이야기까지 전해듣고 나니 이 책 한 권이 더 재미나게,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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