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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레이하 눈을 뜨다 ㅣ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 3
구젤 샤밀례브나 야히나 지음, 강동희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2020년 우리나라와 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 및 러시아문학 시리즈 공동 출간을 지원,
양국 간의 외교, 문화적 협력 관계를 도모하는
프로젝트의 러시아 문학 출간 시리즈이다.
젊은 작가 '구젤 샤밀례브나 야히나'의 소설
<줄레이하 눈을 뜨다>는
2015년 러시아 저명 문학상인 'BIG BOOK',
'톨스토이 문학상', '올해의 책'을 수상하고,
2017년 '독자의 상' 수상하였다고 한다.
베스트셀러로 현재까지도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35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소련 붕괴 후 완전히 소멸되었다고 여겼던
유배 문학의 한 장르인데,
1930년에서 1946년 사이 행해진
러시아 부농의 '시베리아 강제 이주'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겪어낸 줄레이하.
열다섯의 나이에 시집을 와서
지독한 시어머니와 열다섯 살 차이나는 남편과 지내면서도
열심히 일하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구박을 당하면서도
꿋꿋이 견뎌내는 줄레이하.
하지만 공산당에 의해 하늘같던 남편은 죽음을 당하고,
부농이라는 이유를 시베리아로 강제 이주된다.
카잔의 수용소에 머물다가
세 달 넘게 열차로 이동하여 황무지의 땅 시베리아에 도착하고,
거기에서 줄레이하는 어렵게 출산을 하고,
그 일행들은 상부의 관리자들에게도 잊혀지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겨울을 난다.
줄레이하의 일행에는 부농들도 있지만
페트르부르크에서 온 지식인들과 전문 기술자들도 있어
황무지를 개간하고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간다.
그중 레이베라는 의사가 있었던 것은 모두에게 축복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다행스러웠던 점은
관리자인 이그나토프의 인성이 꽤나 괜찮았던 점이다.
줄레이하는 아들 유주프와 나름의 삶을 이어간다.
줄레이하와 이그나토프는 서로 사랑하지만
아들 유주프를 위해 줄레이하는 사랑을 포기한다.
유주프는 그림 그리는 중년의 이콘니코프의 예술에 빠져든다.
전쟁이 일어나고 이콘니코프는 군인으로 떠나고,
유주프는 그를 그리워하던 중 파리에서 보낸 편지를 받는다.
유주프는 자유를 찾아 떠난다.
격동기의 러시아를 조금씩이나마 알 수 있었던 작품이는데,
책 한 권의 장편소설이었지만 그 내용은 대하소설 같았다.
항상 삶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어린 나이부터 시어머니와 남편을 위해 살다가,
자식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희생을 하는 줄레이하는
우리네 어머니들의 삶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시어머니와 남편을 의지하는 수동적인 삶에서
줄레이하 자신과 아들을 위해, 살아남기 위해,
자주적인 삶으로 변모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책이 러시아의 많은 문학상을 휩쓴 이유를 이해가 되었고,
'구젤 샤밀례브나 야히나' 작가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진다.
*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