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100쇄 기념 에디션)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998년 <눈먼 자들의 도시>로 주제 사라마구는

포르투갈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영화로도 제작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사실 제목이 익숙하고 내용도 좀 알고 있어서

읽어보지 않고 지나치는 책들이 참 많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들 중 하나였다.

그래서 '개정판 100쇄 기념 스페셜 에디션'으로

나온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환상적 리얼리즘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책은

문장 부호의 생략과 직, 간접 화법을 구분하지 않는 것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집중하여 책을 읽게 하며

긴장감마저 들게 한다.

한 가지 더, 인물들의 이름이 나오지 않고

의사, 의사의 아내, 첫 번째로 눈이 먼 남자 등으로 지칭되는데

어느 누구도 상황을 피해 갈 수 없음을 나타내는 것 같다.

눈이 안 보여.

눈이 멀면 검게 보인다는데 모든 게 하얗게 보였다.

첫 번째로 눈이 먼 남자는 신호등 대기 중 눈이 멀었다.

그를 집으로 데려다준 남자, 첫 번째로 눈이 먼 남자의 아내,

안과 의사, 진료 대기 중이던 환자들, 차례대로 눈이 멀었다.

하지만 의사의 아내는 눈이 멀지 않았다.

눈이 안 보이는 것이 전염된다고 판단한 정부는

그들을 폐쇄된 정신 병동에 수용시킨다.

병동에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수용되고,

먹는 것, 입는 것, 씻는 것, 그리고 배설까지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되는 것은 없었고,

점점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자존을 지키기 어려워진다.

법이 없는 곳에선 힘이 우선한다.

깡패 무리들은 총을 가졌다.

그들은 식량을 차지하고 인간 이하의 행동을 자행한다.

군인들이 없어지고, 수용되었던 사람들은 자유를 얻는다.

모든 사람들이 눈이 먼 것이다.

물도 전기도 공급되는 물자도 아무것도 없다.

눈먼 사람들은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찾아다녔다.

혼돈이란 것이 바로 이런 것임에 틀림없었다.

의사의 아내는 눈먼 사람들의 불안으로 인한

집단의 죽음과 마주치고 탈진한다.

눈이 보여.

사람들은 단 두 마디만 외치고 있다.

의사의 아내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모든 것이 하얗게 보였다.

내 차례구나, 그녀는 생각했다.

이 소설은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뒤바꿔놓은 상황,

즉 '세상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고 단 한 사람만이 보게 된다'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이다.

지금 시점에서 이 책은 정말 시의적절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

이 소설에서처럼 작년 2020년에는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식료품과 생필품이 바닥이 난 적도 있었다.

작가는 혼란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다.

의사의 아내의 희생과 나눔으로

따뜻한 사회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긴 것 같다.

현실에서도 희생과 봉사로

상황을 이겨나갈 수 있게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책은 단순히 문장들의 나열만은 아니다.

이 책은 지금의 상황을 이겨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책이었다.

* 지원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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