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든 살인이든 간에 범죄에는 늘 여자가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영국 프로비던트 은행 절도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사건이 아직까지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영리한 여자가 경찰의 눈을 피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지점장의 개인 집무실은 사택 현관과 이어져 있고
지하실도 없고 응접실 공간도 없다.
제임스 페어베언이 밤새 경비를 서는데
15년째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는 근위병 출신이었다.
지점장은 아침 먹기 전 9시경에 집무실에 내려갔다가
돈이 없어진 것을 보고 쓰러졌다.
그날 밤에 지점장이나 그 부인의 의심을 사지 않고도
금고 열쇠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아일랜드 부인이 감싸줄 만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구석의 노인'은 추리소설 사상 최초로 등장한 이름 없는 탐정으로
이름은 물론이고 경력, 직업, 나이 또한 전혀 알려진 것이 없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력을 우습게 여길 정도로
날카로운 통찰력을 발휘하는 인물이다.
이 책에 수록된 <그날 밤의 도둑>에서
구석의 노인은 증인들의 엇갈리는 증언 속에 미궁에 빠져버린
'프로비던트 은행 절도 사건'의 진상을 알려주면서,
'내 말 한마디면 경찰이 수사 방향을 제대로 잡을 텐데'라는
자부심을 드러낸다.
세계미스터리걸작선 1권과 2권의 단편 추리소설을 읽고 나니
학창 시절에 재밌게 읽었던 추리소설 시리즈들,
셜록 홈즈 시리즈와 애거서 크리스티 시리즈 등이 생각이 난다.
'런던에서 철도로 통근하는 사람들이 재밌게 읽었겠구나' 라고
상상을 해보면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