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베스트셀러 <구미호 식당>을
아쉽게도 못 읽어본 터라
전편, 후편의 이야기로 이어졌으면 어쩌나 했는데
특별히 연결된 내용이 아닌,
이 책은 또 다른 '저세상' 이야기였다.
등장인물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생을 다하지 못하고
스스로 마감한 사람들이다.
스스로 인생을 마감한, 즉 자살한 사람들은
단테의 신곡에서 보면 지옥에 떨어지던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생각은 비슷한가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한국적인 정서에 맞게
따뜻하게도 그들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는 이야기였다.
짐작하듯이 그 기회라는 것이
다시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날에 자살한 사람들이
오디션에 통과하면
멀리 보이는 산으로 갈 수 있고,
오디션에 통과하지 못하면
매서운 바람끝에 피눈물을 흘리는
그 곳에 영원히 남아 추위에 떠는 것이다.
오디션이라는 것 자체가
참 요즘스러운 소재이구나 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거기에는 깊은 뜻이 있었다.
사람들은 나름대로 각자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왜 하필 나일까라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자신의 짐이 가장 무겁다고도 생각한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그걸 견디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후회하고,
돌아갈 수 있다면
절대 죽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 용기로 힘을 내서 살아가면,
오늘이 힘들다고 해서
꼭 내일도 힘들다는 법은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중에
의미없는 시간은 일분 일초도 없다.
훗날 나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다 소진하고 돌아봤을 때
주어진 시간들을
그런대로 멋지게 보냈다고 생각할 수 있게
살아가야 겠다.
소설의 전개가 많이 무겁지는 않았지만,
소재 자체가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이여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 지원 도서를 읽고, 개인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