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의 신들,
고인 물과 같이 시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신들보다는
세월이 흐르면 늙고 죽는 인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자비심과 동정심을 베풀었다.
인간에게 불을 준 벌을 받게 된 프로메테우스를 만나고
왜 그랬을까를 생각하기도 한다.
키르케는 사랑하는 인간 글라우코스를 신으로 변신시킨다.
그녀가 마녀로서 깨어나는 첫 순간이다.
하지만 글라우코스는 키르케를 배신한다.
신의 영역을 침범한 키르케에게
그 대가로 무인도 섬에 갇히는 벌이 내린다.
섬을 찾아오는 뱃사람들(남자들)에게 음식과 편함을 제공하지만,
그 중 한 명이 또다시 키르케를 배신한다.
키르케는 인간들을 돼지로 변하게 만든다.
여기가 바로 키르케가 무자비한 마녀로 불리는
계기가 되는 지점이다.
하지만, 인간 오디세우스는 달랐다.
키르케를 여자로 보는 관심보다는
베틀에 대한 관심이 크고, 아내와 가족을 이야기한다.
키르케가 억지로 1년간 붙잡은 것이 아닌
오디세우스가 키르케의 본심을 알아차린 것 뿐.
오디세우스는 떠나고 알지 못하지만
아들 텔레고노스를 남겨주고 떠난다.
몇 년 후 오디세우스의 부인 페넬로페와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에게도
쉴 수 있는 아테나를 피할 수 있게 해 준다.
대신 키르케는 자신의 아들 텔레고노스를
아테나에게 잃고 말지만...
인간과 신들은 끊임없이 키르케를 이용하고 배신한다.
자신의 아들까지도 신에게 뺏기고
많은 인간에게 배신을 당하지만
사랑을 주는 키르케는 신이라기보다는
인간으로서의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마녀였다.
매들린 밀러의 매력적인 문장 덕에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아쉬웠던
잔인한 마녀로서만 생각해 온
키르케를 사랑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