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에 한 코메디언이 '고~래~'라는
유행어를 유행시킬 때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제서야 읽었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전개될 내용일 너무 궁금해 단숨에 읽었다.
작가가 이 책을 낼 당시에 이 책이
첫 장편소설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자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로
3명이 그 중심 인물이다.
노파, 금복 , 춘희.
세명 모두 입체적인 인물이다.
삶과 죽음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여성이었다가 남성이 되는(?)
말을 못하지만 마음으로 알 수 있는 등의
평범한 구성과 이야기가 아닌
현실과 환상이 뒤섞여있는 이야기이다.
<노파>
박색인 탓에 하루만에 소박을 맞고 쫓겨났다가
한 대갓집에 부엌살이로 들어가게 되는데,
대갓집 외아들 반편이와 정분이 나고
그것을 들킨 노파는 쫓겨난다.
노파는 반편이의 딸을 낳게 되고
딸을 미워하다가 한쪽 눈을 멀게 만들고
꿀장수에게 딸을 팔아넘긴다.
그 후 노파는 돈을 모으는데 한평생을 보낸다.
'세상에 복수를 하기 위해서'
건달들이 돈을 뺏으러 왔을 때도
애꾸 눈 딸이 돈을 뺏으로 왔을 때도
돈은 찾지 못하고 노파는 죽는다.
<금복>
어린 금복은 늙은 생선장수를 따라 바닷가로 나가고,
거기에서 고래도 처음 본다.
바닷가 마을에서
생선장수, 팔척장사 걱정, 극장주인 칼자국과
인연을 맺지만 결국에는 인연이 되지 못하고,
그 후 금복은 몇년 뒤 딸 춘희를 낳는다.
금복은 평대라는 마을에서 새로 자리를 잡는데
비가 많이 오던 어느날 밤,
누워있다가 비에 젖은 돈벼락을 맞는다.
그것은 바로 노파가 천정에 숨겨놓은 돈.
금복은 그것을 밑천으로 벽돌 공장을 만들고,
고래 모양의 극장도 짓고 부자가 된다.
춘희는 극장에서 서성거리고 있다가
죽었던 노파같은 사람이
극장 문을 잠그고 불을 붙이는 것을 보았다.
화재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그 중 하나가 금복이었다.
<춘희>
춘희는 단단한 기골의 계집아이였으나,
안타깝게도 말하지 못하였다.
춘희는 엄마 금복의 사랑을 받지 못하였지만,
쌍둥이 자매 아줌마, 코끼리,
새아버지이자 벽돌 공장 책임자인 문씨에게
사랑을 받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들 모두 죽음으로 춘희를 떠난다.
모두가 죽고 춘희는
극장 방화사건의 용의자로 몰려
교도소에 수감되어 많은 괴롭힘을 당한다.
10년이 지나 교도소에서 나왔지만
그녀에게는 아무도 없었다.
맨발로 걸어서 벽돌공장에 돌아온 춘희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벽돌을 사러 오는 사람을 기다리면서
혼자서 외롭게 벽돌을 굽다가 결국 죽는다.
후일에 한 건축업자에게
춘희의 벽돌이 인정을 받지만
이미 그녀는 죽은 후이다.
'고래'는 사람들의 욕망의 대상이자
큰 것에 대한 갈망을 의미한 것 같다.
노파의 돈에 대한 집착과 세상에 대한 복수,
금복의 돈과 성에 대한 욕망 등으로.
여성 불평등적인 문장이 있어
읽기에 불편하기도 했지만,
읽는 내내 춘희의 삶에 대한
연민과 불쌍함이 교차해서
마음이 너무 심란하고 울음이 맺혔다.
소설은 소설일 뿐
그런 삶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