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빠 거북의 전설
이현영 지음 / 노란돼지 / 2026년 9월
평점 :
저희 집 두 아이들은 아빠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아빠 어디 있어?” 하고 찾고, 잠들기 전에도 아빠와 한바탕 즐겁게 놀아야 하루가 마무리되는 아이들이에요.
덕분에 저희 집 아빠의 어깨는 늘 조금 무거워 보입니다.
아이들을 안아주고, 업어주고, 놀아주느라 쉴 틈이 없거든요.
물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힘들기만 한 건 아니에요.
아이들과 깔깔 웃으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 아빠이기도 합니다.ㅎㅎ
아이들을 등껍질에 태우고 있는 아빠 거북.
아이들을 짊어진 모습은 어쩐지 고단해 보이는데, 정작 아빠 거북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더라구요.

아이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존재이면서, 때로는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어주는 아빠.
그래서인지 다른 그림책보다도 조금 더 마음이 가는 그림책, 『아빠 거북의 전설』입니다.
아빠 거북의 등딱지에는 재미있는 비밀이 있었습니다.
신나는 운동회 날, 아빠 거북은 느릿느릿 달려 결국 꼴찌를 하고 말아요.
그 모습을 본 아기 거북은 속상한 마음에 “아빠 미워! 등딱지도 싫어!”라고 말합니다.
그때 할아버지가 아기 거북에게 아빠의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사실 아빠의 등은 처음부터 단단한 등딱지가 아니었다고 해요.

아이들에게 맛있는 열매를 먹여주려고 험한 길을 오가고, 함께 놀아주면서 미끄럼틀도 되어주고 시소도 되어주고, 위험한 순간에는 아이들을 온몸으로 지켜주면서 조금씩 상처와 굳은살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단단한 등딱지가 된 거예요.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단단한 아빠가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안아주고, 업어주고, 놀아주고, 때로는 아이 때문에 함께 울고 웃는 수많은 순간들이 쌓여 부모도 조금씩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특히 그림 속 아빠 거북의 모습이 재미있으면서도 짠했어요.
느릿느릿한 거북의 특징을 살려 험난한 길을 구르고 넘어지며 아이들을 위해 열매를 구해오는 모습이나, 아이들에게 미끄럼틀과 시소, 안락의자,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모습이 익살스럽게 그려져 있어서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웃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그 웃음 뒤에는 아빠의 몸에 하나둘 생겨난 상처와 굳은살이 보여서 괜히 뭉클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아기 거북이 아빠의 등딱지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집니다.
아빠의 등딱지가 더 이상 느리고 불편한 것이 아니라, 가족을 사랑하고 지켜온 시간의 흔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아이들이 매일 찾는 아빠.
아이들을 업어주고 안아주고 놀아주느라 조금씩 무거워지는 어깨.
어쩌면 그 어깨에도 우리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게 아닐까요.
『아빠 거북의 전설』은 아빠의 희생만을 이야기하는 책이라기보다,
아이와 함께 자라며 부모도 부모가 되어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아이를 키우느라 오늘도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는 세상의 모든 아빠들에게, 그리고 그 아빠의 마음을 아이와 함께 들여다보고 싶은 가족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