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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씨앗 하나가
클레망스 사바 지음, 테레사 아로요 코르코바도 그림, 이경혜 옮김 / 책스며든 / 2026년 7월
평점 :
눈에 보이지 않는 흙 속에서는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아이와 함께 길을 걷다 보면 길가에 핀 작은 풀꽃 하나, 나무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 작은 생명들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어떻게 이토록 당당하게 자라났는지 다정한 시선으로 이야기해 주는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책스며든 출판사의 <작은 씨앗 하나가>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자라고 있어요 : 기다림의 시간]
이야기는 작고 작은 씨앗 하나가 바람에게 세상 구경을 시켜 달라고 졸라대면서 시작합니다. 바람은 씨앗의 청을 들어주듯, 반듯하게 정돈된 꽃밭 한가운데에 씨앗을 내려놓아 주지요.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는 듯 조용하지만, 흙 속 씨앗은 가만히 자신의 때를 기다립니다. 빗방울을 머금고 햇살의 온기를 느끼며 땅속 깊이 조용히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 참 시적이고 서정적인 글귀로 펼쳐집니다.
시간이 흘러 마침내 싹을 틔운 씨앗은 사람들의 손에 의해 작은 화분으로 옮겨져요. 조그만 싹은 어느새 튼튼한 어린 나무가 되어, 화분 곁에서 도란도란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다정한 존재가 됩니다.
무럭무럭 자란 어린 나무는 이번엔 넓은 꽃밭에 다시 옮겨 심기며 다채로운 꽃 친구들을 새롭게 만나게 돼요. 작은 씨앗 하나가 자라나 세상과 만나는 과정이 따스한 그림으로 차곡차곡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조금만 기다려야 해˝라고 말로 설명하기는 참 어려운데, 그림책 <작은 씨앗 하나가>는 씨앗의 시선을 따라가며 ‘기다림‘이란 얼마나 설레고 가치 있는 시간인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따뜻하고 섬세한 그림]
글뿐만 아니라 그림이 주는 울림도 정말 큽니다. 과하지 않은 부드러운 색감과 자연의 질감이 살아있는 일러스트 덕분에 책장을 넘기는 내내 마음이 차분해지고 시원한 숲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토양 속 깊은 곳부터 땅 위로 싹을 틔워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순간까지, 찰나의 변화들을 섬세하게 담아내어 시각적인 감동을 더해줍니다.
[아이와 함께 나누는 생명의 다정함]
책을 다 읽고 나니 아이와 함께 집 앞 화단이나 길가의 작은 풀잎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집니다.
˝이 작은 씨앗도 흙 속에서 엄청 힘을 내고 있었겠지?˝ 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스스로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어주네요.
아이의 성장은 어쩌면 흙 속 씨앗의 시간과 참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눈에 당장 보이지 않더라도 아이는 속에서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며 자라고 있으니까요. 아이뿐만 아니라 참을성 있게 아이를 기다려주는 부모의 마음에도 따스한 위로를 전해주는 책입니다.
아이와 함께 차분하게 앉아 자연결을 느껴보고 싶은 날, <작은 씨앗 하나가>를 펼쳐보시길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