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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 그렇게 말하면 재밌어?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303
프랜시스 스티클리 지음, 스테파노 마르티누즈 그림,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26년 2월
평점 :
다섯 살이 되면서 아이의 어휘력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늘어가고 있습니다. 자기 생각을 다양한 단어로 표현하는 건 기특하지만, 아직 어떤 말이 예쁜 말이고 어떤 말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나쁜 말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워할 때가 종종 있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 만난 '트롤, 그렇게 말하면 재미있어?'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리 밑 심술쟁이 트롤은 지나가는 동물들에게 못된 말을 툭툭 내뱉으며 재미를 느낍니다.
타인의 기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아서 결국 동물들은 괴물이 산다며 그 다리를 피하게 되죠.

그러던 어느 날, 트롤은 귀가 잘 들리지 않는 토끼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평소처럼 고약한 말을 쏟아내지만 토끼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특별한 만남을 통해 트롤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따스한 감정을 배우게 됩니다.
처음엔 뾰족하게 심술만 부리던 트롤이 토끼를 통해 점차 변해가며, 서툴지만 열심히 예쁜 말을 연습하는 과정이 정말 기특하고 감동적이더라고요. "말을 예쁘게 하니 세상도 예뻐 보인다"는 트롤의 깨달음이 어른인 저에게도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순간의 작은 용기와 다정한 마음이 세상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있자니, 트롤이 나쁜 말을 할 때면 아이도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찡그리고 있고, 트롤이 예쁜 말을 하며 점차 긍정적으로 변해갈 때는 아이도 안도하며 활짝 웃고 있더라고요. 백 번의 잔소리보다 이 그림책 한 권으로 무심코 뱉은 말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 반대로 다정한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는지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어서 정말 유익했습니다.
단순히 유창하게 말을 잘하는 아이이기보다는, 타인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고 다정한 언어 습관을 지닌 아이로 자라주길 바라는 부모님들께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아이의 바른 언어 교육은 물론, 책을 읽어주는 저 역시도 평소 나의 언어 습관은 어떠한지 조용히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 아주 소중한 그림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