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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인생 ㅣ 아이앤북 문학나눔 29
박혜선 지음, 정인성.천복주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22년 2월
평점 :

열두 살은 특별하다. 10대에 접어든 초등학생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애매하고 어정쩡한 학년'이라고 말이다. 신체의 내면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지만 타이틀은 아직 '초등학생'이기 때문이다. 사춘기에 해당되는 특징이 보통 초등학교 4~6학년 때 발현된다고 하는데 이때에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의 부모들은 품 안의 자식이 아니라 놓아 줄 준비를 해야 한다고도 한다.
열두 살은 동몽이상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같은 병을 앓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청소년 도서로 마음이 사는 집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열두 살 두 친구의 이야기, 「열두 살 인생」을 펼쳐본다.

아직도 대부분의 엄마들은 자녀들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우선이 되기보다는 자녀가 우선시 되는 삶, 내가 조금 희생하더라도 아이를 위해서라면 감수할 수 있는 삶, 하고 싶은 게 있어도 내 자녀가 더 나은 방향의 삶을 살도록 포기하는 삶, 그런 삶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선택을 해왔다.
엄마가 엄마 일로 바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어느 순간에 불현듯 찾아온 불청객처럼 엄마가 아닌 내 이름 석 자를 되돌아보게 되는 날, 나는 과연 웃을 수 있을까? 어떤 것이 옳은 삶인지 청소년 소설 「열두 살 인생」을 통해 정리해 본다.

아이앤북 출판사의 청소년 도서 '열두 살 인생'은 엄마의 '관심이라 쓰고 간섭이라 읽는 것'이 싫은 채희와 엄마의 '자주적이고 독립적이라 쓰고 어쩌면 무관심인 듯 보이는 것'이 싫은 규식이의 이야기이다. 두 친구의 마음이 사는 집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규식이의 부모님은 규식이가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길 바라신다. 열두 살이면 세상을 배울 나이라며 매주 둘째, 넷째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김규식의 세상 체험이랍시고 인생 공부를 하게 한다. 바로 규식이 부모님이 운영하는 짜장면 가게 '은혜성'에서 일하는 것이다. 엄마는 규식이를 향해 엄지를 척 들어 보이지만 규식이의 말은 더 이상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반면, 채희의 엄마는 채희의 일거수일투족에 모두 관여한다. 의사인 아빠처럼 의사가 되길 바라시는 할머니의 영향도 있지만 모든 것을 엄마가 짜놓은 스케줄에 의해 움직여야 하고 엄마가 모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심지어 친구 민우에게 채희가 점심은 잘 먹었는지까지 묻는다. 채희의 엄마는 하고 싶었던 그림을 관두고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채희만을 바라본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고자 하는 것도 같다. 그런 엄마가 채희는 숨 막힌다.

엄마의 관심을 많이 받고, 다정다감하고 부드러운 말투를 가진 채희의 엄마가 규식이는 좋다. 그리고 채희도 좋다. 채희는 잘 웃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며 회장인 규식이가 좋다. 규식이의 부모님을 둔 규식이가 부럽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에게 끌린다.
이 책은 덮으면서도 누구를 위한 책이었는지 한참을 생각하게 했다. 과연 자녀를 위하는 옳은 길은 무엇인지, 나를 위하는 옳은 길은 무엇인지....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은 무엇인지 말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이것을 같이 고민하고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독립을 요구하며 자녀의 새로운 모습을 초등학교 고학년 이 시기에 볼 수 있다고도 한다. 예민해진 자녀를 발달학적 이해 없이 통제만 하면 문제가 더 커진다고 한다. 청소년 도서 '열두 살 인생'을 통해 조금이나마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볼 수 있었고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열두 살 자녀를 둔 부모에게 자녀와 함께 읽으면 좋을만한 도서로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