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육아 - 내가 가장 좋아하고, 기분 좋은 방식으로
이연진 지음 / 웨일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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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부터 대부분의 엄마들은 자신의 이름을 잊는다고 한다. 호칭부터가 그렇다. 이름을 부르는 대신 자녀의 이름에 '엄마'라는 두 글자만 붙여 아이를 낳기 전까지의 삶보다 더 많은 삶을 누구누구의 엄마로 불린다. 하지만 난 이게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나 자신이 어느 순간 왜 난 이렇게 여기에 머물러 있지?라고 질문하지 않는다면...



엄마로만 살기보다


엄마로도 잘 살고 싶은 이를 위한 책!



과거가 슬퍼지면 현재도 미래도 함께 슬퍼진다. 과거가 행복하면 현재도 미래도 함께 행복해진다. 과거가 슬프다고 해서 현재와 미래가 슬픈 것은 아니다. 과거가 행복하다고 해서 현재와 미래까지 행복하리란 보장도 없다. 정답은 아무 데도 없다. 이것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는 것은 내 삶의 주인인 내가 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답은 나에게만 있다.


흘러가 버리는 모든 것을 귀하게 여깁니다.


마음을 아껴 기록합니다.


손 흔들며 학교 가는 아이 뒷모습을 오래 바라봅니다.


영화 '맘마미아' OST 中에서 Slipping through my fingers'란 곡을 눈가에 그렁그렁 맺히는 촉촉한 무언가로 따라 부른 적이 있다. 학교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 흐뭇함 뒤에 오는 쓸쓸함에서 나오는 촉촉함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흘러가 버리는 모든 것을 귀하게 여긴다는 첫 문구가 나를 설레게 만들어 버렸다.




웨일북 출판사의 『취향 육아』는 베스트셀러 <내향 육아>의 이연진 작가 신작이다. TV, 스마트폰, 사교육 없이 느리고 다정하게, 나만의 육아가 가능해진 어쩌면 신의 경지가 아닐까 생각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하지만 이 책에 쓰인 모든 글귀는 내 마음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잔잔한 감동과 깊은 여운을 남겼다.


아이 하나 키우는 게 왜 이리 힘든지,


남들에겐 별것 아닌 일이 혹 내게만 너무 크게 느껴지는 건 아닌지.



어쩌면 나와 같은 같을 당신에게..



Part 1 지금 내 모습도 꽤 근사하다는 믿음


Part 2 빈도나 속도보다 좋은 온도와 밀도로


Part 3 매일매일 기적이라는 마음으로



이연진 작가의『취향 육아』책을 덮을 즈음에는 나 또한 엄마로만 살기보다 엄마로도 잘 살고 있다고 스스로 나를 토닥여줄 수 있는 작고 조그마한 여유가 생기길 바라본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시작되는 온갖 나의 일. 그리고 입에는 깊은 한숨과 혼자만의 깊은 푸념을 담아 잔소리를 쏟아낸다. 가만히 있는 남편과 삼 남매에게 쏟아졌던 나의 잔소리들. 내 안에 작은 여유조차 없는데 가족에게 나눠줄 여유가 있을 리 만무했다. 나를 중심으로 살기보다는 내 주위를 중심으로 살았던 날들이었기 때문이다. 한때는 이연진 작가의 어머니처럼 내 엄마도 나에게 공상을 즐긴다며 따뜻한 잔소리를 했던 적이 있었다. 과연 빨간 머리 앤은 어떤 엄마가 되었을까? 생각으로 생각을 잊었던 앤 다운 마음 정화법. 지금은 육아에 지치다 못해 허우적거리며 모든 것을 잊은 건 아니었는지...


나라면 그런 일로 걱정하지 않겠어.


또 다른 생각에 빠지게 되면 그런 건 잊어버리고 마니까.


전쟁은 과거의 것인걸, 뭐.




엄마가 되면서부터 아이의 행복을 좇아 때로는 더 큰 행복을 놓치며 살았던 것은 아니었는지 자연스럽게 『취향 육아』를 읽으며 뒤돌아 보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위안을 주기 위해선 나도 상대방 못지않게 즐겁고 편안해야 한다는 그 명징한 메시지를 아마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엄마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있지도 않을 작은 행복에 더 큰 행복을 감춰두고 매일매일을 전쟁으로 보냈는지도 모르겠다.




열두 살 큰 딸, 열 살 둘째 딸, 여덟 살 막내아들... 아이들이 더 어려서는 매 순간이 전쟁이었던 것 같다. 아이와 분리되지 않던 10년. 10년이 지나고 나니 아이들은 엄마가 없어도 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 아직 남아있는 '엄마'의 할 일은 이제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고, 기분 좋은 방식으로 취향 육아를 해봐야겠다. 엄마로만이 아니라 엄마로도 잘 살기 위해서 나를 찾고 여유를 찾는 삶 말이다.




끝으로『취향 육아』를 읽는 동안 온전히 내 마음속 모든 것들이 잔잔해지고 평온해지며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고 강요한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귓가에 들린다. 내가 가장 좋은 방법을 찾으라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교육 없이 행복한 영재를 키운 엄마인 이연진 작가만큼 단번에 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은 강박과 완벽함을 내려놓고, 나도 아이들도 평온하고 행복에 가까운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펜을 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처럼 엄마로만 살기보다 엄마로도 잘 살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취향 육아』를 적극 추천해 본다. 엄마의 사소한 취향이 아이 삶의 밑그림이 된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나만의 육아가 가능해지는 그날까지 잊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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