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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르카의 연인 - 쇼팽의 녹턴 선율 속에 녹아든 해군장교와 피아니스트의 사랑 이야기
신영 지음, 김석철 그림 / 북스토리 / 2022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덮은 후에도 쇼팽의 선율이 들리는 듯하다. 책을 읽었지만 어느 한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은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아마도 여주인공의 애잔한 사랑 이야기가 긴 여운을 주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북스토리 출판사의 '마요르카의 연인'은 신영(본명 신기남) 작가의 소설이다. 나는 마요르카의 연인을 다 읽고 난 후에 이 작가의 약력을 보게 되었다. 겉표지의 작가명만 보고 여작가라고 생각하며 '마요르카의 연인' 여주인공 은주에게 지나친 감정이입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한민국 해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지만 말이다. 그 의문이 이 약력으로 해소가 된 듯하다. 또한 30년 동안 마음속에 두었던 내용을 담은 소설이라고 하니 얼마나 갈고닦고 다듬었을지... 직접 '마요르카의 연인'을 읽게 되면 지금 했던 말들이 이해가 될 것이다.
쇼팽의 녹턴 선율 속에 흐르는
해군장교와 피아니스트의 애잔한 사랑 이야기

마요르카는 스페인의 따스한 기온과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유럽의 많은 허니무너들이 사랑하는 도시이다. 이 도시가 이 소설의 제목이 된 데에는 여주인공의 간절한 소망에서였다. 마요르카 섬은 쇼팽이 연인과 함께 도망가서 살았던 섬이기도 하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았던 섬. 그 두 사람이 97일간 살았던 곳에 가 보고 싶어 했던 여주인공. 해군장교와 피아니스트의 이루지 못했지만 영원히 빛나는 붙박이별 같은 이야기. 읽는 내내 쇼팽의 선율이 울려 퍼지는 소설 북스토리 출판사의 '마요르카의 연인'이다.

현(승현)과 주(은주)는 우연히 만났다. 현은 해군장교가 되는 과정에서 주의 쇼팽 연주곡을 듣게 됐고 그들은 운명처럼 우연히 만났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향한 마음과는 달리 이별을 앞두게 된다. 현에게는 원하던 미래가 있었고 주는 그것을 지지했다. 주는 현에게 약속을 원하지 않았다. 가둬두고 싶지 않았던 주 덕분에 총명했던 현은 원하던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고 그녀를 향한 마음을 더욱 간절하게 간직하며 만날 날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하얀 목련의 꽃말은 이루지 못할 사랑이래요.
그렇게 현과 주는 이별을 하게 된다. 가끔씩 주고받은 편지는 사랑을 말했고, 이별도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서로를 그리워하고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약속은 하지 마세요.
그저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난 약속 같은 것에 의지해서 살긴 싫어요.
그런 삶은 너무 비참해요.
현은 흘러가는 강을 좋아하잖아요?
강물이 흘러가는 대로 놔두세요.
굽이굽이 흘러가다가 어느 고비에선가 우리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결국 그녀는 굽이굽이 많은 시간이 흘러가서야 서로 다른 세상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녀가 얘기한 '어느 고비'는 현이 떠난 뒤 같은 세상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을 뒤잇는 듯 운명처럼 주의 딸 하늘과 현의 아들 한돌은 다시 '해군장교'라는 공통점으로 이어진다. 하늘과 한돌의 이름은 현이 아들을 낳으면 '한돌', 딸을 낳으면 '하늘'이라고 미리 지어놓은 이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은 하늘이 그녀의 아이임을 바로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하늘과 한돌의 인연으로 주의 소식을 듣게 되는 현은 주가 죽기 한 달 전 썼던 편지를 받게 된다. 그녀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재회한다. 세상의 만남이 아닌 만남으로...
내가 죽는다면,
난 절대 아무 곳에도 가지 않고 바로 이곳에 묻히겠어요.
그 누가 나를 위해 연주해 줄 사람이 있다면,
쇼팽의 장송행진곡이나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들으며 가고 싶어요.
쇼팽이 그랬던 것처럼...
...
나의 사랑, 나의 기쁨, 안녕히.

끝으로 북스토리 출판사의 '마요르카의 연인'에 나온 쇼팽이 곡을 모두 듣고 싶어졌다. 그냥 이 곡만 들어도 애잔하게 울려 퍼진 현과 주의 사랑이 들리는 듯했다. 처음엔 해군에 대한 상세 묘사 덕분에 읽고 또 읽느라 한참을 헤맸었다.(그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터라...^^;;)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 어디에도 현과 주는 서로를 배신하거나 원망하거나 미워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것이 그 이유이다. 둘은 각자 다른 만남으로 결혼을 했고 또 각자 아이를 낳았지만 이 사랑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지 다시 한번 이야기를 곱씹어 보며 회상해 본다.
그리고 읽고 난 후엔 작가의 약력과 비교하며 현은 아마도 신영(신기남) 작가님이 아니었을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애잔한 사랑 이야기가 창작이었을지는 몰라도 현은 분명 실존 인물일 것이다. 그만큼 30년간 마음속에 두었던 해군 소설이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잔잔하게 이어지는 마요르카의 연인을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