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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시스터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9
김혜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평점 :

사람은 겉만 보고는 알 수 없는 것 같아.
사실 난 아닌데 말이야. 겉으로 티를 내지 않는 것뿐인데.
어떤 게 나의 진짜 모습일까? 나만 알고 있는 속 모습? 아니면 남들이 보는 겉모습?
모르겠다, 정말. 겉도 나의 일부니까. 한 가지 면만 있는 사람은 없겠지.
다들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을 거야.
평행선을 나란히 달리고 있어 더 이상 만날 수는 없지만 아주 가까운 곳에서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듯한 두 자매. 어느 날 그 평행선은 점점 더 멀어지게 되고 서로는 서로를 더 오해하게 됩니다. 아무리 자매지만 다 알 수 있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어렸을 적 자매에 대한 환상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한 뒤로 그 환상은 더더욱 커져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처음부터 '좋은 자매 사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매 사이'는 타고나는 게 아님을 '자음과모음' 출판사의 『디어시스터』를 보고 조금이나마 짐작해보았습니다.
그 여름, 우린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가장 가까이 있었다!
한순간 멀어진 자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말을 천천히 하고 평온해 보여 남들로 하여금 안정적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언니 이나.
자기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말이 많지만 미안하다는 말은 잘 하지 못하는 동생 주나.
외모도 체형도 성격도 취향도 너무나 다른 두 자매 이나와 주나.
어릴 때는 줄곧 둘이 함께 했지만 이나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둘 사이가 멀어져 버렸습니다. 동생 주나는 태어날 때부터 아팠던 탓에 부모님의 관심을 독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나는 그 사이 할머니께 2년간 맡겨졌고 이후에도 '언니니까' '주나는 아프니까'라는 이유로 양보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엄마는 아무래도 주나가 사춘기라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사춘기는 어른들을 위한 것 같다.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은 그 단어 하나로 모든 것을 무마한다.
그 여름, 두 자매는 태어나 처음으로 한 달 동안 가장 멀리 떨어져 지내게 됩니다. 주나는 업무차 떠나는 아빠를 따라 베를린으로, 이나는 태국 사람과 결혼해 살고 있는 이모의 출산으로 엄마를 따라 치앙마이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는 이나가 주나와 함께 가기를 거부해 부모님께 부탁한 결과였습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주나는 베를린에 있는 동안 가장 친한 절친 라임이의 연애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 상대는 바로 주나가 좋아한, 좋아했던, 사귀었던, 아직도 좋아하는 것 같은 서준이었습니다. 충격을 받은 주나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욕도 해보지만 쉽사리 화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런 주나가 데면데면해진 언니 이나에게 메일로 하소연을 합니다. 전화로 할 수도 있었고, 핸드폰으로 톡을 할 수도 있지만 언니와 대화를 한 게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주나가 선택한 것은 이메일이었습니다.
이메일을 받은 이나는 생각합니다. 이메일은 답장을 꼭 하지 않아도 될 것만 같고, 꼭 하지 않아도 된다고요. 하지만 이어지는 주나의 이메일에 이모가 낳은 아기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주기도 할 겸 메일을 보내게 됩니다.
욕은 아무 때나 하지 않는 것이다.
욕은 아플 때 먹는 항생제와 비슷하다며 아무 때나 남용하다 보면 정작 필요할 때는 효과가 떨어진다.
정말 화가 날 때에만 욕을 해야 한다.
아무 일도 없을 때 욕을 하면 별 느낌이 없는데,
화가 날 때 쓰니까 속이 시원하다.
서로 떨어져 있는 한 달 동안 이나와 주나는 그렇게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오해와 비밀을 알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두 도시에서 가장 가까이 있었던 시간을 가진 이나와 주나. 과연 이들이 멀어지게 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찬란한 이 시기에 더 찬란한 태양이 비치는 그 여름, 두 자매의 평행선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날 괴롭혔던 애들 더 이상 생각 안 할 거야.
그들을 용서해서가 아니라 그 애들은 내 인생에 도움이 되거나 중요한 사람이 아니니까.
멀리 보면 내 인생의 조연, 아니 엑스트라밖에 안 되는 사람인 걸.
난 소중하니까, 나를 소중하게 대할 방법만 생각할 거야.

책을 덮을 즈음엔 더 이상 두 자매에게 평행선은 없었습니다. 두 직선이 하나의 꼭짓점을 두고 향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아무리 같은 부모를 두고 있을지라도 알 수가 없는 것이 사람 마음인가 봅니다. 나에게 사소한 것이 상대방에게는 큰 것일 수도 있고 항상 옆에 있었기 때문에 알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도 오산이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랜 시간을 함께 어려움과 즐거움을 보낸 자매에게는 친구관계 이상의 끈끈한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회장님맘으로서는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그 무언가가 우리 두 딸인 회장님과 바하에겐 좋은 기억이 많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봅니다.
언니한테 말하고 나니까 속이 시원해.
아, 좋다!
역시 말해야 아는 거구나.
말하지 않으면 역시 모르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