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반 김홍도 ㅣ 우리 반 시리즈 10
차유진 지음, 홍연시 그림 / 리틀씨앤톡 / 2021년 7월
평점 :

작품을 보면서 상상하려 들고 그 안에 깃든 정신을 되새기는 것,
그게 바로 천재 화가 김홍도가 후대에게 바라는 거야.
조선시대의 화가로 영조와 정조의 어진을 그렸으며, 가장 한국적인 그림을 그린 천재 화가 김홍도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림과는 관련 없는 집안에서 태어난 중인 소년이 이처럼 천재 화가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 데는 스승 강세황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선 최고의 천재 화가 김홍도가 12살이 되어 국림중앙박물관장으로 환생한 강세황 스승까지 만났다고 하는데요. 저승으로 가는 문턱에서 카론을 만나 이승인 대한민국의 12살로 잠시 살아가게 되는 '우리 반 시리즈'가 김홍도를 10번째 위인으로 만났습니다. 리틀씨앤톡 출판사의 '우리 반 시리즈' 10번째 이야기 『우리 반 김홍도』. 그런데 지금까지 만나 온 카론과는 사뭇 다른 카론을 김홍도가 만난 듯합니다. 이승에서 펼쳐지는 미션 또한 새로워져 이야기의 흐름이 점점 더 재밌어졌습니다. 호기심 가득 안고 『우리 반 김홍도』를 만나 볼까요?
『우리 반 김홍도』 차례

지난 '리틀씨앤톡'의 '우리 반 시리즈'에서는 이승과 저승의 강을 건너는 배를 가진 카론이 위인에게 나타나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해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김홍도에게는 세상에 이로운 일, 의미 있는 일 대신 술래잡기를 해야 한다고 하네요. 과연 이번 카론 '가아로'는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일지 호기심이 증폭됩니다.^^
『우리 반 김홍도』 카론 카아로(價阿路_돈을 받고 물 끄트머리로 길을 안내하는 신)

지금까지의 카론 모습도 특이했지만 이번 김홍도에게 나타난 카론은 한 마리 호랑이 같은 모습이네요. 대놓고 값을 받고 망자를 이승에서 저승으로 데려다준다는 신 가아로. 그런 가아로는 대나무 막대기를 입에 무는 순간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이유인즉슨 망자의 측은한 사연을 듣고 이승으로 돌려보낼까 경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홍도에겐 늦은 나이에 얻은 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이승으로 가야 할 이유가 있었는데요. 의도적으로 가아로가 입에 문 대나무를 떨어뜨리게 하기 위해 그림을 그려주겠다며 도발을 합니다.

김홍도는 그림을 잘 그리지만 입이 벌어질 정도로 못생기게 그릴 줄도 알았습니다. 결과는 김홍도가 의도한 대로 가아로의 입에서 대나무를 떨어뜨리게 되지만 그로 인해 저승길이 막히며 장막이 닫혀버리게 됩니다. 그리곤 그에 맞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12살 몸으로 이승에 보내는 가아로.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승에서 가아로를 찾아야 하는 술래잡기를 해야 하는데 만약 지게 되면 김홍도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위험해진다고 합니다. 조선의 천재 화가 김홍도가 현재의 한국에 12살 나이로 우리 반에 온다니...
『우리 반 김홍도』 12살 김홍래가 된 조선 천재 화가 김홍도

김홍도는 그림도 잘 그리고 악기도 잘 다루는 중학교 1학년 김홍도를 형으로 둔 홍운 초등학교 5학년 5반 김홍래로 이승에서 가아로를 찾는 술래잡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홍미라는 여동생과 뱃속의 홍파라는 동생까지 두었는데요. 이는 홍래의 엄마가 '도레미파'로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책의 곳곳에 김홍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합니다. 스승에 대한 이야기, 친구에 대한 이야기부터 김홍도가 즐겨 그린 그림 이야기까지 김홍도에 대해 알아가기 충분한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렇듯 홍래가 된 김홍도는 자신이 그린 그림이 잘 보존되어 있음에 뿌듯해하며 자신이 지난날들을 회상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홍래의 형 김홍도에게 나타난 의문의 검정 양복 세 사람을 보게 됩니다. 게다가 형을 납치하려고까지 하는 모습에 홍래의 모습을 한 김홍도는 가아로를 찾는 것도 잊고 형을 돕기로 합니다.

의문의 검은 양복 세 사람은 다름 아닌 미래에서 온 사람들이었는데요. 100년 후의 미래에 김홍도의 '송하맹호도'가 사라진 다음 호랑이 대신 이상한 남자가 있다며 김홍도가 직접 그린 것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합니다. 자신이 절대 그런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하지만 사실은 카론 가아로를 그려준 그 모습이 새겨진 그림을 보고 가아로의 짓임을 확신하는 김홍도입니다. 김홍도의 '송하맹호도'의 소나무는 친구 이인문이 그리고 김홍도가 호랑이를 그린 것이 특징인데요. 바뀐 그림에도 김홍도의 서명이 있었기에 혼란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루하루 시간은 흘러 김홍도의 '송하맹호도'가 사라지는 날이 되었습니다. 홍래가 된 김홍도는 '송하맹호도'가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황세강 관장님을 만나게 되는데 뒤늦게 황세강 관장님이 환생한 스승 강세황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기쁨도 잠시, '송하맹호도'의 호랑이가 점점 가아로로 변하게 되는 모습을 목격하고 홍래는 번뜩이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홍래는 미래에서 온 검은양복의 남자 중 F2에게 다시 그들이 살던 100년 뒤 미래로 가서 그 뒤의 100년 뒤 미래로 갔다가 그들의 후손들이 개발한 타임머신을 타고 500년 전인 김홍도가 살던 조선시대로 가라고 합니다. 홍래가 살고 있는 현재에서 100년 뒤 미래에선 미래와 과거 100년씩만 이동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 개발된 터라 그 이상을 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인데요. 조선시대로 돌아가 F2에게 지시한 내용은 스승의 낙관을 새겨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이 낙관이 그림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었을까요? 아참! 그리고 술래잡기가 끝나고 이제는 저승에 가겠다고 하는 김홍도에게 이전 위인들처럼 해야 할 일을 마쳐야 한다고 하는 가아로의 마지막 꿍꿍이는 무엇이었을까요?^^ 아시죠? 책에서 확인하셔야 된다는 거...^^
『우리 반 김홍도』 송하맹호도의 김홍도 낙관과 강세황의 낙관
'송하맹호도'는 김홍도의 그림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이 그림은 하단 부분의 김홍도의 낙관과 상단부분의 표암 강세황의 낙관이 있어 이목이 집중된 그림인데요. 그 당시에는 필체로 그림을 그린 사람의 진위를 구분한다고 합니다. 이에 소나무는 친구 이인문이 그림은 김홍도가 그린 것으로 알고 있지만 표암 강세황의 낙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한 것입니다. 그림만 보자면 소나무는 강세황이 호랑이는 김홍도가 그린 것이나 많은 전문가들은 소나무를 이인문이 그린 것으로 추측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반 김홍도』를 쓴 차유진 작가는 바로 이 점에서 역사적인 사실에 비어 있는 공간을 상상력으로 채워 넣어 이야기를 만드는 팩션을 쓴 것입니다. 단순히 김홍도를 알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김홍도가 살아 돌아온 것처럼 그의 생각을 눈앞에서 읽어내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도 팩션 덕분인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