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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뚝 할매와 여우 총각 ㅣ 즐거운 동화 여행 120
곽수아 지음, 고담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0년 10월
평점 :

차마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
어쩌면 멋지고 괜찮은 물건이 재탄생하게 될지 모르잖아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미니멀라이프를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하죠. 저 역시 그만큼은 아니지만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 많기에 조금은 정리하자는 생각을 최근들어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아이들이 셋이나 있기 때문에 어린이집&유치원에서 만들어왔던 작품들이 실로 어마어마 했기 때문이지요. 망가지고, 일부 부품이 사라진 작품들은 아이들의 동의를 얻어 버리기 시작하며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었던 요즈음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접하면서 또 다시 버렸던 물건들을 생각하게 되고 버리려던 물건들을 다시한번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더 버리는 것을 하지 못하는 큰딸은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았습니다. 살면서 낡고 고장나서 쓸모없게 되는 물건을 마주할 때가 많은데 그럴때마다 그냥 버리지 않고 사진을 찍어둬서 추억을 간직하고 조심스레 버리는 습관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한 책이었습니다. (못 버리는 건 못하겠습니다.ㅋㅋㅋ 워낙 많기에 정리는 꼭 필요합니다^^;;)

이 책에는 모두 6개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할아버지가 쓰시던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쓰시는 할머니를 물건들의 시선으로 아주 재미있게 쓰여진 '도깨비 장난',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흔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물건들의 시선, 도깨비 장난일지 모르는 핸드폰 분실사건을 통해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는 할머니.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이야기)
어릴 적 친정엄마가 손수 만들어주신 횃대보를 버린 기억으로 부라노섬에서 사 온 낡은 횃대보를 구입한 유미엄마 이야기인 '방울이와 횃대보',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추억하는 엄마와 천식을 앓고 있어 동물을 키우지 못하는 유미. 브라노섬에서 사온 횃대보와 길거리에서 만난 방울이는 이 모녀에게 특별한 존재가 됩니다.)
어려운 살림에 은성이에게 새 자전거를 사주시고, 타던 낡은 자전거를 버리지 못한 가족들이 만든 멋진 푸드트럭 장식(페달을 돌리면 행복이 나옵니다, 힘껏 돌리세요! _ 손으로 돌리는 자전거)의 '지붕 위 노란 자전거',
(옛 물건을 버리지 않고 다시 새로운 창조를 만들어 낸 가족. 거기서 끝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가족의 이야기)
시대를 넘나드는 종이컵 전화기와 소라껍데기 전화기의 통화로 옛 물건 속 옛 사람들의 만남을 담은 '황금새',
(600년을 거슬러 간 통화. 옛 물건이 만들어낸 황금새 이야기)
우리들의 할머니와 같은 땅뚝 할매와 할매를 도와 이웃을 구한 여우총각의 따뜻한 이야기인 '땅뚝할매와 여우총각',
(사람들과 놀고 싶은 여우는 사람으로 변신해 땅뚝할매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게 되는데... 땅뚝할매가 여우총각에게 전한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지배층의 부정부패로 굶는 민중들이 많아 이를 안타까워하며 도왔던 조선시대 의적 갈봉이 이야기 '천하무적 갈봉이'.
(죽었지만 갈봉이의 의로운 정신을 이어가고자 갈봉산에 아직 살아있다고 노래부르는 아이들...)
이렇게 6개의 이야기는 모두 옛 물건에 대한 소중함과 조상들의 흔적을 소중히 여기고 배우려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마냥 옛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이상으로 교훈과 소중한 지혜를 배울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책에 담긴 따뜻한 마음으로 조상들의 흔적을 소중히 여기고 물건에 대한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무조건 새 것을 찾는 요즘 시대에 '고려장'같은 이야기만큼 큰 가르침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이미 쓸만한 물건을 바로 버리지 않고 나누며, 재활용하고 다시 쓰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느 한편으로는 구질구질하게, 궁상맞게, 없어 보이게 그런다며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원이 넘쳐난다고 해서 마구 쓰고 마구 버리면 안된다는 것 또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죠. 잘 버리는 것도 똑똑한 소비의 일종이라는 것을 꼭 인지하고, 옛 물건이라고 해서 버리지 않고 다시 쓰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물건에 대한 소중함과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에 대한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