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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ㅣ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41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20년 1월
평점 :

자신만의 가치를 지니고 당당하게 세상에 맞서는 작은 아씨들을 키워낸 어머니의 힘
이 책을 학창시절이 아닌 엄마가 된 지금의 내가 읽을 수 있었음에 참 감사한 일이다. 아마 학창시절에 읽었다면 읽은책이니까 라며 넘겼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하도 유명해서 제목이나 내용을 몰랐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읽어서 아는것과는 천지차이인 것이 책이 아닌가. 그래서 선택한 책이었는데 그 선택을 한 내가 기특(?)할 정도다.
'작은 아씨들'을 읽는 내내 제목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훌륭하게 딸들을 키워낼 수 있었는지 감탄과 존경과 부러움을 자아냈다. 이 책은 책 소개에서 말하듯이 극적인 사건이나 주인공의 고뇌, 복잡한 인간관계도, 섬세한 내면의 드라마는 없었다. 다만 네 명의 딸이 어른이 되어가는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 그 어떤 육아서에서도 볼 수 없는 가르침이 있었다고 자신할 수 있다. 또 한가지 부러운 점이라면 이웃이 로렌스 할아버지라는 점이었다. 그의 부를 놓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 아차. 서두가 너무 길었으니 줄거리와 본론으로 들어가야겠다.
작은 아씨들의 주인공인 네 명의 소녀는 첫째 메그, 둘째 조, 셋째 베스, 넷째 에이미이다. 이 소녀들을 키운 것은 마치 부인이고, 그 집안의 일을 돕는 해나, 그리고 이웃의 로렌스 할아버지와 그의 손자 로리, 나머지 등장인물은 생략한다.
네명의 소녀들의 아버지인 마치 씨는 어려운 친구를 도우려다 재산을 모두 잃게 되었다. 또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메그는 킹가에서 일을, 조는 숙모 할머니를 돕는 일을 해야만 했다. 베스는 음악을 좋아했으나 낡은 피아노 만이 옆에 있었고, 아직 철이 없는 에이미는 낮은 코가 고민이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소녀들은 결코 불평불만만을 내뱉지 않았다.
초반에 불쌍한 이웃을 돕기 위해 자신들의 아침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아침을 먹기 전에 엄마가 오셔서 다행이에요."라고 조는 얘기한다. 뒤이어 누구하나 마음을 쓰지 않는 소녀들이 없었다. 다시한번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야 이런 바른 인성의 아이들이 된것인지 묻고 싶었다.

네 소녀는 모두 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아주 훌륭한 결심도 많이 했어. 하지만 그 결심을 잘 지켜내지 못하고 끊임없이 '이런게 있었다면...' 이라거나 '그런것만 할 수 있다면...'이라고 말하곤 했단다. 자기들이 이미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즐겁게 살고 있는지 잊어버린 거지.
...
'뭔가 불만을 느낄 때마다 너희가 이미 누리고 있는 것을 떠올리며 감사하게 생각하라.'
마치부인이 이야기를 해준다며 네 소녀의 이야기를 빗대어 했던 이야기
소녀들의 어머니인 마치 부인은 절대 네 소녀들에게 화를 낸 적이 없다. 무언가 가르침이 필요한 상황에서 부인은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게 이야기를 하고 소녀들은 또 그 이야기를 가슴속에 깊이 새겨 넣는 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일하지 않고 놀기만 하고 싶을 때의 가르침

메그는 세 달간의 휴가를 얻게 되고, 마침 조도 휴가를 얻게 된다. 네 명의 소녀들은 휴가를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다 빈둥거리기로, 베스와 에이미도 공부하지 않고 무조건 놀기로 결심을 한다. 마치 부인은 '너희가 그런 생활을 좋아하게 될지 일주일 동안 실험해볼까? 토요일 밤이 되면, 놀기만 하고 일하지 않는 것도 계속 일만 하는 것만큼 힘들다는 걸 알게 될걸.'이라며 지켜보기로 한다. 결국은 네 소녀들이 스스로 깨닫게 되리란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나라면 어땠을까? 하루도 못가서, 아니 한시간도 못되어 다그치고 야단치고 잔소리를 장전했을 것이다. 아이들을 지지한다는 것, 아이들이 스스로 터득하고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마치부인에겐 아주 쉬운 일 같았다.
작은 짐을 즐거운 마음으로 지도록 하려무나.
때로는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그 짐은 우리에게 유익한 거야. 그리고 그 짐에 익숙해져야 가볍게 느껴질 수 있어.
일이란 건 정말 유익한 거고 누구 앞에나 일이 놓여 있게 마련이야. 일은 우리를 권태와 해악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줄 수 있어. 일은 우리에게 힘을 주고 자렵심도 줄 수 있어. 그게 돈이나 유행보다 훨씬 중요한거야.
...
하지만 노예처럼 일만 하면 안돼.
정해진 시간만큼 일을 하고 놀기도 하면서 매일매일을 유익하면서도 즐겁게 만들려무나. 시간을 잘 쓰게 되면 시간의 가치를 이해하게 될 거야. 그래야 즐거운 젊은 시절을 보낼 수 있고 나이 들어서도 후회를 안하게 돼.
그렇게만 되면 제아무리 가난하더라도 성공적인 훌륭한 삶을 살 수 있는 거야.
스스로 일의 필요성을 깨달은 후에 마치부인이 한 이야기
돈과 사랑에 대해...

조는 글을 쓴다. 조는 단순히 글을 쓰는게 아니라 그것을 수입과도 연관지을 줄 안다. 어느날 소설을 출간하게 되고 마치 부인의 말대로 사람들의 비판이나 칭찬을 듣는 것이 다음번 소설을 쓸 때 도움이 될거라는 말을 실감한다. 조는 생각한다. '무슨 이론을 펼치기 위해 이 글을 쓴것 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저는 단지 즐거움과 돈을 위해서 썼을 뿐이에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조에게는 좋은 약이 되었다. 이역시 마치 부인의 말이 옳았던 것이었다. 비평을 들었을때 나라면 단번에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근육이 단단한, 그렇게 키운 마치부인의 딸은 그러지 않고 좋은 약이 되었다.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해주고 싶은 마음근육이었다.
시간은 흘러 소녀들도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 제일 먼저 메그가 가정을 이루게 되었는데 그때에도 어머니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지켜나가고 있었다. 메그가 존과 결혼한다고 했을때 했던 충고를 결혼 후 존과의 다툼 후에 떠올리게 된다.
존은 좋은 남자지.
하지만 결점도 있어.
넌 그 결점을 알고 참아내는 법을 배워야 해.
너도 결점이 있지 않니? 존
은 단호한 사람이야.
하지만 네가 무작정 반대하지 않고 이유를 잘 설명하면 고집을 부리지는 않는 사람이야.
매우 정확한 사람이고 진실에 대해서는 아주 까다로워. 너는 그걸 두고 '뭐 그리 까다로워?'라고 말하곤 하지만 그건 그 사람의 큰 장점이야.
그러니 말이나 겉모습으로 그를 속이려 들지 마.
화를 잘 내지 않지만 한번 불이 붙으며 그만큼 끄기가 어려운 사람이야. 그러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
가정의 평화와 행복은 아내가 남편에게 존중을 받아야 지켜지는 법이야.
둘 다 잘못했더라도 네가 먼저 사과해.
작은 분노나 오해, 성급한 말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
자칫하면 깊은 슬픔과 후회를 낳을 수 있어.
메그가 결혼생활 중 떠올린 어머니가 해주신 이야기
이렇게 네 소녀는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사랑에서도, 일하는 곳 뿐만 아니라 그 어느곳에서도 바르게 멋지게 예쁘게 성장해가고 있다. 자칫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법한 상황에서도 소녀들은 떠올린다. 마치 부인의 말을 말이다. '작은 아씨들'이란 책에서 이야기의 재미를 당연히 느꼈지만 어머니의 가르침에 대해서도 많은 배움을 느꼈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현재 50개의 도서가 출간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다른 책들도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이 크면 이 책을 꼭 권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