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왕의 꿈 선스시 동물동화 5
선스시 지음, 이지혜 그림, 박지현 옮김 / 다락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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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늑대로 태어나면 한번쯤 꿈을 꾸어볼 법도 합니다. 늑대왕의 꿈을... 오래전부터 늑대의 왕이 되겠다는 꿈을 가진 헤이쌍. 그런 헤이쌍의 늠름하고 멋진 모습을 사랑한 쯔란은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헤이쌍과 쯔란은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감정을 읽을 줄 아는 명콤비와 다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달콤한 시간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늑대의 왕을 꿈꾸던 헤이쌍이 꿈을 이루기도 전에 세상을, 쯔란의 곁을 떠나게 되었으니까요.

이 책은 그렇게 홀로된, 아니 이제는 헤이쌍의 곁이 아닌 뱃속의 새끼들과 함께인 늑대 쯔란의 중심으로 된 이야기 입니다.
 

 

 

 

쯔란의 뱃속에는 다섯마리의 새끼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섯째 새끼늑대는 세상빛을 얼마 보지 못하고 떠납니다. 그리고 그렇게 떠난 다섯째 새끼늑대는 오랜 배고픔으로 젖이 마른 쯔란의 뱃속에 다시 들어가게 됩니다. 종종 늑대의 세계에선 있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생각할수록 슬프고, 생각할수록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나머지 새끼 넷마저 죽게 내버려둘 수 없었으니까...


 

 

 

 

죽은 헤이쌍을 가장 닮은 첫째 수컷 헤이짜이.

등 쪽에 푸른 빛이 돌아서 붙여진 이름의 둘째 수컷 란후얼.

두 형의 그늘에 가려져 비굴해야만 했던 황갈색 네 발의 솽마오.

쯔란과 똑같은 자줏빛 털을 가진 유일한 암컷 넷째 메이메이.


 

 

 

 

쯔란은 헤이쌍이 이루지 못한 '늑대의 왕'이라는 꿈을 자식을 통해 대신 이루고자 합니다. 그렇게 쯔란은 첫째 헤이짜이를 드러내놓고 편애합니다. 어이없게도 편애하며 키운탓에 자신감 넘쳤던 헤이짜이는 무서울 게 없었던 나머지 어린몸으로 동굴밖으로 겁없이 나서 독수리에게 잡히고 맙니다. 헤이짜이를 잃은 쯔란은 타깃(?)을 바꾸어 둘째 란후얼에게 그 꿈을 갖게 합니다.


 

 

 

 

헤이쌍의 꿈이 투영된 쯔란의 꿈은 결코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모양입니다. 란후얼을 통해 그 꿈을 이루는 듯 하였으나 란후얼은 사람이 쳐놓은 덫에 걸려 결국 또 쯔란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여기까지 호기심 가지고 읽으셨던 분이시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시길 적극 권해드립니다. 가슴이 미어진다는 표현은 여기에서 쓰는 것이라고 사전에라도 담고 싶은 심정이었으니까요. )


 

 

 

 

순식간에 두 아들을 잃은 쯔란은 아직 남은 아들 하나를 바라보지만, 여태껏 형들의 그늘에 가려져 참고, 피하는 법만 배웠던 솽마오. 솽마오의 뼛속까지 침투한 비굴함이 끝내는 쯔란의 꿈(헤이쌍의 꿈)을 이루는데 목전에서 걸림돌이 되고야 맙니다.


 

 

 

 

어쩌면 이쯤에서 쯔란의 꿈이 이뤄졌으면 하고 바랐는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아들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쯔란의 고통은 끝이 없는 듯 보입니다.


 

 

 

 

쯔란의 막내 메이메이는 임신을 합니다. 그리고 쯔란은 자신의 남편인 헤이쌍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신의 아들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메이메이의 아들이 이어가기를 바라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죽음을 선택합니다.

만약에, 쯔란이 애초에 헤이쌍을 만나 '늑대의 왕'이라는 꿈을 알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쯔란은 현명하고 아름답운 늑대였습니다. 생김새만큼 평온하게 삶을 누렸다면 어땠을까... 결국 자신을 위해 한번도 살아보지 못하고 남의 꿈을 자신의 꿈에 투영해 대신 이루고자 하며 흘린 눈물과 피는 실로 어마어마했습니다. 잘 살펴보면 쯔란의 희생은 누구하나 알아주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새끼들마저도 말입니다.

쯔란의 인생은 흘리지도 못하는 눈물이었습니다. 새끼앞에서 울수도 없었던 쯔란. 새끼들이 죽어갈때마다 눈물을 삼키며 강해져야만 했습니다. 왜 그래야 했을까 읽는 내내 쯔란에게 달려가 그리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다독이고 타이르고 싶었습니다. '늑대의 왕' 만 버리면 된다고... 어찌보면 현실세계와도 별반 다를바 없어보이기도 했습니다.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는지도 모르고, 주변은, 내 가족은 살펴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도 생각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쯔란은 죽는 마지막 그 순간에도 뒤를 돌아볼 줄 몰랐습니다. 과연 쯔란의 바람대로 메이메이의 새끼가 늑대의 왕이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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