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의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3 - 현대 편 움베르토 에코의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3
움베르토 에코.리카르도 페드리가 지음, 윤병언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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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네이버 카페 <철학의 세계>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이를 제공받았습니다.

 

일단 이 책과 관련된 논란부터 언급해야 좋을 거 같습니다.

이 책의 가격 때문에 불거진 논란이지요.

저는 3권을 좋은 기회로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지만, 1, 2권은 직접 구매했습니다. 그때 정말 큰마음을 먹었지요.

 

많은 분들이 지적하듯 책값이 좀 비싸긴 합니다. 책값을 고려해볼 때 책의 만듦새도 좋지 않고요.(특히 이 만듦새 부분이 좀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런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많은 출판사 직원 분들이, 인쇄소 직원 분들이 자신들의 일하는 값을 고려하지 않고 헌신적으로 일 해주셨기에 저렴한 책값이 유지될 수 있었다는 것을요. 지금도 그러한 헌신을 요구하는 것은 노동 착취에 가까운 일이 될 것입니다. 때문에 책값을 예전처럼 되돌린다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올바른 일도 아닐 겁니다. 일단 출판사가 운영되어야 책이 나오는 것이니, 개개의 출판물의 가격을 비난하기보다는 건강한 출판 생태계를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책값이 낮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이 팔릴 수 있을 때 책값이 싸질 수 있을 테니까요.

 

이 책의 서평으로 이 책의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 같습니다. 이 책 자체가 그러한 요약정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 이유를 설명해보는 것으로 서평을 대신하고 싶습니다.

 

원제에는 경이로운이라는 단어가 없음에도 이 책이 경이로운철학의 역사란 제목을 단 것은 출판사와 역자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겠지요.

 

저는 여기서의 경이경이의 방wunderkammer”경이를 가리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경이의 방은 지리상의 발견으로 늘어나는 앎을 다루는 한 장소였지요. 다양한 것들, 놀라운 것들, 기이한 것들을 수집하고 진열하는 장소였습니다. 그 속에서는 세계의 다양함을, 세계의 다양함이 갖는 기이함을, 그러한 다양하고 기이한 것들이 놀랍게도 하나의 질서를 이루기도 한다는 경이가 담겨있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기본적인 줄거리는 분명 존재하지만, 경이의 방에 수집된 다종다양한 물품들처럼 그 얼굴들은 여럿이고, 놀랍습니다. 그렇기에 줄거리보다는 바로 이 모든 것들이 각각의 다양함과 기이함과 놀라운 것들이 하나로 모여 있다는 이 사실에 우리는 주목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이는 그저 한순간의 감정에 불과한 것이 아닙니다. 철학의 기원이 되는 그리스 철학자들은 철학은 경이로부터 철학이, 앎이 시작된다고 말했지요. 이 시리즈는 바로 이것을 의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철학사, 많은 다양함을 소거시킨 덕분에 명료해질 수 있었던 철학사를 거부하고, 다양한 것을 다양한 것 그대로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우리는 철학사의 이 다양함 속에서 놀라움과 기이함과 경이를 느끼고, 우리는 바로 그 놀라움으로부터 새로운 철학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이지요.

 

영어권에조차 소개되지 않은 책을 역자와 출판사가 번역한 것은 이 책이 갖고 있는 바로 이 다양함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것을 좀 더 잘 표현하고자 경이로운을 명시한 것이고요. 그리고 전 바로 이 관점, 출판사와 역자의 의도를 반영한 위치에서 이 책을 볼 때 이 책이 실로 경이롭다고 느꼈습니다.

 

아마도 많은 독자 분들은 이 책이 큰 줄거리가 없기에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는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 책의 단점이 아니라 장점입니다. 이 책은 줄거리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경이의 방의 다른 이름은 호기심의 진열대Cabinet of curiosities”입니다. 호기심에 이끌려 읽으시고, 그 다양다종함 중 몇몇이 인상에 남는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잘 읽으신 것입니다. 전체를 기억하기에는 이 책은 너무나도 넓고 방대하고 다양하지요. 여러분의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읽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철학사의 다양한 얼굴이 있다는 것을 마음속에 새기면서요.

 

저는 이 책을 놀면서 읽고 있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한 장씩 읽는 것이지요. 올바른 독서에 독서 방법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세상 책들이 다양하니까요. 이 책은 더욱 그러합니다. 이 책 자체가 다양하니까요. 여러분도 여러분의 마음 가는대로 읽어보시길 권유합니다. 다른 목적 없는 독서,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독서, 마음 가는 대로의 독서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독서에 정말 알맞은 책입니다. 그렇기에 전 책값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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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홀 문화인류학 4부작 4 : 생명의 춤 - 시간의 또 다른 차원 이상의 도서관 49
에드워드 홀 지음, 최효선 옮김 / 한길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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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은 인류학이 무엇인지를 말하지 않으면서도 인류학이 무엇인지를 말한다. 인류학으로부터 배워야할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읽는다면 당신은 이전과 다른 인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인류학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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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 혁명, 낭만주의 - 근대 독일 정치사상의 기원, 1790-1800 바리에테 28
프레더릭 바이저 지음, 심철민 옮김 / 비(도서출판b)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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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바이저의 연구물 중 가장 높은 성취를 이룬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평가한다. 독일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철학이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이 책은 중요하다. 번역 또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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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쉬는 기술 -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휴식법 10가지
클라우디아 해먼드 지음, 오수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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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이란 단어를 통해 휴식에 대한 우리의 생각들을 다루는 책입니다. 조언을 하려는 그런 게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어떻게 쉬고 어떻게 말하는지를 에세이로 표현한 것이지요. 심리학적 근거는 덤이지 필수가 아닙니다. 교훈은 단순하지만 읽을 때의 즐거움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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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들과 비이성적인 것 까치글방 189
에릭 R. 도즈 지음, 주은영.양호영 옮김 / 까치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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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렇게 좋은 책이 절판되어 사라진다는 게 아쉽다. 그리스를 하나의 모범으로 보면서도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고전학 연구의 모범이자, 텍스트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을 적절하게 배치할 줄 아는 역사연구의 모범. 고대의 정신에 대한 개괄로 이보다 좋은 책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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